정부는 사법시험 존치가 아닌 ‘4년 뒤 폐지’가 공식 입장이지만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 검토는 사실상 존치와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도 “로스쿨 제도를 정착하되 사법시험 1·2차와 유사한 별도의 시험에 합격하면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더라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사시 존치 효과를 유지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결국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로스쿨 단일 체제로 간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라며 “예비시험제는 로스쿨제도 정착을 뒷받침하는 보조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취지에 비춰보면 일본식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일본의 사례를 엿볼 때 로스쿨과 양립하는 것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2004년부터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이후 로스쿨이 난립하면서 공동화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로스쿨은 무려 74곳으로 우리나라의 25곳보다 많으며, 학비는 3년 동안 약 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비용과 수고를 감당하더라도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50%를 밑돌기도 하면서 평균합격률이 3% 안팎에 불과한 변호사 예비시험에 대한 선호도 높다고 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장래를 보장받지 못한 채 고액의 등록금을 내며 로스쿨에서 3년 과정을 굳이 거지 않고, 예비시험에 일단 합격한 뒤 대체 법학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변호사시험을 치르는 '루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할 전망이다.
경제적 약자의 법조인 양성창구로 예비시험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로스쿨의 붕괴’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 역시 있는 것이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이런 번거로운 절차를 둘 바에야 사법시험을 계속 존속시키는 것이 낫다”며 “2020년 총선에서 정치권이 사법시험 존치 논의를 다시금 이용할 수 있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제 맞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협의회는 “일본의 예에서 보았듯이 로스쿨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사법시험을 병행해서는 안 되며, 로스쿨의 유명무실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