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쌀 생산량이 지나치게 많아도 문제다. 현재 우리나라는 쌀 생산량이 연간 소비량을 크게 초과하면서 쌀값 폭락으로 이어지고 있고,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예산을 쏟아 붓고 있는 상황이다.
쌀 때문에 연간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방치해서는 모두 다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쌀 산업 현황...올해 농가당 평균 생산액 1,228만 원
국내 쌀 생산 농가는 모두 67만 가구로 가구당 평균 쌀 재배면적은 1.21ha다. 올해 우리나라의 쌀 생산량 433만 톤을 감안하면 가구당 쌀 생산량은 평균 6.46톤에 이른다.
지난달 15일 기준 1톤 당 산지 쌀 가격이 190만원인 점을 감안할 경우 올해 국내 전체 쌀 생산액은 8조2천억 원, 농가당 1,228만 원에 달한다.
◇ 정부, 쌀 시장 보호....예산 2조6천억 원 투입
문제는 올해 쌀 생산액이 8조2천억 원인데 국가가 농민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지원금은 무려 2조6천억 원으로 32%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쌀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무조건 1ha당 100만 원씩 고정직불금을 지급한다. 올해 국내 벼 재배면적이 84만ha로 전체 고정직불금은 8,40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쌀값 하락에 따른 변동직불금도 지급해야 한다. 정부는 쌀 농가의 소득 보전을 위해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4개월 동안 전국의 쌀 평균가격이 목표가격 보다 낮을 경우 차액의 85%를 지원해 준다.
올해 책정된 목표가격은 18만8,000원으로 실제 시장의 쌀값이 16만9,000원 이하로 떨어지면 변동직불금이 집행된다. 1,000원씩 하락할 때마다 391억 원이 소요된다.
정부는 쌀값이 최하 15만8,600원까지 떨어질 것을 염두에 두고 변동 직불금 4,100억 원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쌀값이 15만 1,000 원까지 떨어지면서 당초 정부 안 보다 3,000억 원 정도가 추가 소요될 전망이다. 올해 쌀 변동직불금만 7,00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뿐만 아니라 공공비축미와 해외공여용 39만 톤과 시장격리용 쌀 20만 톤을 구입하는데 예산 1조1천억 원이 들어간다. 이 모든 것을 합치면 2조6천억 원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정직불금과 변동직불금은 현행 법률상 당연히 지급해야 하는 것이고 여기에 정부의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용 쌀까지 포함하면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예산이 가구당 390만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더구나 연간 2,000억 원에 달하는 양곡 보관비용까지 포함하면 정부의 부담액은 더욱 늘어난다.
민간 농업연구소 GS&J 이정환 이사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직불금말고도 1조원 이상을 투입해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용 쌀을 매입한 뒤 2~3년 뒤에 묵은쌀을 술 만드는 주정용이나 사료용으로 판매할 경우 10만 톤 당 1천억 원 정도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제 더 이상 이 상태로 갈수는 없다”며 “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