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 인수 "경쟁력 강화"…경쟁사 "통신재벌 방송장악"

2일 오후 서울 을지로 SK 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설명회에 참석한 이형희 MNO총괄이 인수합병 취지 및 기대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놓고 이동통신3사간 날 선 공방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의 맹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강화가 급선무"라면서 "이번 인수합병은 국내 미디어 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고 선순환 구조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방송통신융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이 미디어·콘텐츠 시장의 경쟁력을 약화하고, 경쟁이 제한되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강하게 맞섰다.

2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CJ헬로비전 인수·합병시 앞으로 5년간 5조원을 디지털콘텐츠와 케이블망 고도화, 스타트업 기업 등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합병 법인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사업자'로 키우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합병 자회사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혁신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현재 국내이동통신시장은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이른바 OTT(Over The Top)라 불리는 세계 미디어콘텐츠 서비스 기업들이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같은 글로벌 경쟁에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을 합병해 대항할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 시장에서 승리한 뒤 세계 시장에 나갈 것이라는 포부다. 이미 해외에서도 지난 1995년 31개였던 미국의 방송사가 3개로 정리된 예를 들며, 미디어기업 인수 합병이 세계적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향후 5년간 5조원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케이블의 디지털 전환과 UHD 방송 확대 등 케이블망 고도화, 양방향 지능형 네트워크 구현, 콘텐츠 산업·스타트업 지원 등에 투자해 약 7조5000억원의 생산효과, 4만8000명 고용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인수합병 발표 당시 제시한 CJ E&M과의 1000억원대 콘텐츠 펀드에 더해, 중소 콘텐츠사업자(PP)를 위한 추가 펀드 조성, 기가급 초고속인터넷,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한 혁신 서비스 제공 계획도 밝혔다.

시장 지배력을 더 강화할 것이란 경쟁사 우려에 대해 SK텔레콤은 "정부가 마련할 인가조건 등 안전장치를 따르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회사는 이날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사업과 가입자도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드러냈다. KT 망을 이용하는 CJ헬로비전 알뜰폰 가입자에 대한 인위적 조정 없이 KT와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반경쟁적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 독점화를 우려했다. 결합상품을 통해 SK텔레콤의 통신시장 지배력이 방송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KT는 "50%에 가까운 SK텔레콤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유선시장에 지속적으로 전이돼 왔다"며 "CJ헬로비전 인수로 방송시장에도 지배력이 확대돼 유료방송까지 끼워 팔기 상품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LG유플러스도 "합병이 성사되면 SK그룹군은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26%, 초고속인터넷 점유율 30%가 된다"며 "SK텔레콤의 글로벌 경쟁력은 핑계일 뿐 케이블 공짜 번들(묶음) 상품판매로 시장을 독점하는 게 주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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