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30일 관련 보고서를 통해 "현행 '벨트(Belt)' 방식 개발제한구역 제도는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부작용만 크다"며 '존(Zone)'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그린벨트'로 불리는 개발제한구역 제도는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 방지와 도시민의 건전한 자연환경 확보 등을 목적으로 지난 1971년 도입된 뒤 44년이 흘렀다.
도심 외곽을 둘러싼 벨트형 구역의 개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기본 틀은 계속 유지돼 왔으며 현 정부도 지난 5월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그린벨트 규제완화 방안을 내놓긴 했지만 그린벨트 내 생활 불편 해소에 초점을 맞추는 등 최소화했다.
◇ 용도변경 '불법행위' 온상 전락
전경련은 그린벨트의 정책목표 달성이 미흡하다고 단언했다.
첫 번째 정책목표인 무질서한 도시확산 방지와 관련해 "그린벨트를 넘어서 위성도시가 발달하고 도시 자체가 팽창한 현 상황에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다른 정책목표인 자연환경 보전에 대해서도 "그린벨트가 비닐하우스 등으로 뒤덮여 있어 '그린(Green) 없는 그린벨트'가 됐다"는 점을 꼽았다.
불법으로 창고와 작업장을 건축하거나 온실로 허가받은 뒤 용도 변경하는 불법 행위가 만연해 정책 집행의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현행 일률적인 벨트 방식의 개발제한구역 제도가 국토 이용의 효율성과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중앙정부가 필요할 때마다 원칙 없이 벨트를 해제해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일관성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과도한 토지 이용 규제로 인한 재산권 침해 문제도 심각하다고 전경련은 주장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도시의 특성에 따라 '그린 존'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그린벨트의 녹지 지역 중 보존이 필요한 곳은 '보전녹지', '자연녹지'로 지정하고 나머지는 특성에 따라 주거·상업·공업 지역으로 편입하자는 것이 전경련의 제안이다.
전경련은 또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필요한 녹지는 도시별로 바람직한 녹지 비율을 정해서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도심외곽을 둘러싼 획일적인 형태의 그린벨트를 폐지하고 도시별 녹지비율에 따른 그린 존 방식으로 정책을 변화하면 정책 목적을 더 효율적으로 달성하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