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은 끝났지만, 입시는 이제부터가 시작.
특히 '수능 이후 100일'은 대학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기간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채점을 해보고, 점수에 따라 대학 배치표를 손으로 짚으며 지원대학을 찾는 모습.
불과 몇 년 전까지 '정시가 주가 됐던' 수능이 끝난 고3 교실의 풍경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입시는 셈법이 훨씬 복잡해졌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놓이게 되는 첫 번째 선택의 기로는 바로 '수시냐, 정시냐'.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이미 수능 전 6곳의 대학에 수시를 넣은 상태다. 따라서 자신의 예상점수가 수시 지원한 대학에서 요구하는 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수 있을지 살펴본 뒤 수시 준비에 주력할지 정시로 전환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수시로 방향을 잡았더라도 지원대학마다 전형이 다른 만큼 맞춤형 준비가 필요하다.
당장 오는 주말인 14일부터 논술·면접 등 수시 대학별고사가 시작된다. 특히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대학들이 늘면서 논술 비중은 더욱 커진 상태다.
◇ 좁아진 '정시'의 문…희망은 있다
수시로 승부를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 정시로 눈을 돌려야 한다.
예전과 달리 수시로 전체 입학생의 약 70%를 뽑는 시대. 정시의 문은 예전보다 훨씬 좁아졌다.
그러나 주눅들 필요는 없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얼마나 빨리 판단하느냐에 따라 의외로 많은 선택지가 주어질 수 있다.
우제환 대전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관은 "학생부 성적이 유리한 편이냐 아니냐에 따라 학생부 반영 전형과 100% 수능 전형으로 나눌 수 있고, 수능에서 어느 영역의 성적이 좋으냐에 따라 전략은 또 달라진다"고 조언했다.
정시에서 총점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정시모집을 하는 205개 대학 가운데 국어·수학·영어·탐구영역 중 3개 영역만 반영하는 곳이 약 절반인 103곳, 1개나 2개 영역만 반영하는 곳도 13곳이 있다.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더라도 영역별 가중치는 대학마다 제각각이다. 설령 '망친 과목'이 있어도 희망은 있다는 것.
'같은 점수'는 절대 '같은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 합격자 발표 났다? 끝이 아니다
수시 합격자는 다음 달 초까지 발표가 나고 다음 달 24일~30일 정시 지원이 이어진다.
정시 합격자 발표는 내년 1월 중에 나올 예정이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많게는 10여차례에 걸친 추가 합격이 이어지기 때문.
추가 등록 마감일은 2월 17일.
정확히 97일, 약 100일의 레이스를 마무리 지어야 진정한 입시가 끝난다는 것이다.
이제 막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 앞으로의 100일을 어떻게 보낼지를 놓고 치열한 고민이 또 다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