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모평보다 어려웠다…지난해 수능과는 비슷

A,B형 모두 '체감 난이도' 높아…변별력 확보 감안한 듯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2일 서울 압구정고등학교에서 시험이 치뤄지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12일 치러진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교시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는 비슷하거나 다소 쉽지만, 올해 6월과 9월에 치른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10시까지 진행된 국어 영역은 쉬운 수준인 A형과 어려운 수준인 B형에서 공통문항 30%(15개)가 출제됐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A형과 B형 모두 국어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기본 지식과 기능에 대한 이해와 탐구·적용 능력을 고루 측정하고자 했다"고 출제기조를 밝혔다.

이어 "국어과의 Ⅰ과목과 Ⅱ과목에 공통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기본 내용에 대한 이해가 충실한지를 평가하기 위해 A형과 B형 공통 문항을 30% 범위 내에서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A형의 경우 '화법과 작문Ⅰ', '독서와 문법Ⅰ', '문학Ⅰ'을 범위로 했다. B형은 '화법과 작문Ⅱ', '독서와 문법 Ⅱ', '문학Ⅱ'를 바탕으로 출제됐다. 교육과정상의 중요도와 문항 난이도 등을 고려해 2점(35문항), 3점(10문항)으로 차등 배점했다.

현장 교사나 입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웠지만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워 체감 난이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동국대부속여고 김용진 교사는 "국어A형은 지난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며 "라디오 대담과 포스터 만들기를 활용한 2번 문항 등 신유형, 고난도 문항이 여럿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서울과학고 조영혜 교사는 "국어B형 역시 어렵게 나왔던 작년 수능보다는 약간 쉽지만,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다"고 분석했다.

입시기관 관계자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A형은 비슷하게, B형은 쉽게 출제됐다"며 9월 모평과 비교하면 A형은 약간 어렵게, B형은 비슷하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도 "9월 모평 수준으로 공부했던 학생들은 크게 당황할 수 있을 정도로 A, B형 모두 체감 난이도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국어A형의 경우 만점자가 1.37%, 국어B형은 0.09%였다. 6월 모평의 경우 영어와 국어B형에서 만점을 받아야, 또 9월 모평은 국어A와 수학B, 영어에서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수 있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국어A형의 1등급 컷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고, B형은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성호 대표는 "현대시와 고전시가의 경우 EBS에서 벗어난 문제가 나왔고 문법도 어렵게 출제됐다"며 "EBS 연계가 의미 없을 정도로 체감 난이도가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도 "EBS 국어영역 교재 4권의 실질적인 반영률이 현저하게 낮아졌다"며 "EBS 교재 바깥에서 출제된 문학 작품도 3개나 된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준식(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출제위원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갖고 "만점자 숫자를 조절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난이도를 조정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정답률 20%~30% 정도의 (고난이도) 문항들이 과목별로 2~3 문항에서 많게는 4~5문항까지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출제경향 설명과 1교시 국어 영역의 난이도를 고려할 때, 교육당국이 매년 반복되는 '물수능' 논란을 감안해 올해는 변별력을 다소 높인 것 아니냐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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