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기만 하는' 문재인·안철수, 무엇이 문제인가

통합과 혁신 외치지만 "국민공감 못하는" 자기만의 목소리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사진=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간 미묘한 신경전이 계속되면서 당 통합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문 대표 측은 대권주자급으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통해 내년 총선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자는 생각이지만, 안철수 의원은 "제가 요구한 10가지 혁신안에 대해 답을 하지 않고 연대 얘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거리를 뒀다.

안 의원 측근은 "문·안·박 연대가 형식만 있고 내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먼저 자신이 제시한 부패 청산, 낡은 진보 청산을 위한 10가지 방안에 대해 대답을 해달라는 것이다.

안 의원이 말한 부패 청산 방안은 상당 부분이 기존 혁신안에 녹아 있지만, 낡은 진보 청산에 대해선 이렇다 할 논의가 없는 상태다.

안 의원이 말하는 낡은 진보는 '흑백논리에 빠져 막말 정치와 퇴로 없는 강경투쟁을 일삼는 행태'다. 그는 "패권적인 운동권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낡은 진보라는 건 일종의 형용모순"이라고 반박해 놓았을 뿐 안 의원의 요구에 대한 대답은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

◇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쌓인 불신 여전

이렇게 당내 대권주자인 두사람이 서로 등을 돌린 채 자기 얘기만 하다보니 당내 통합은 요원해지고 있다.

일차적으로 두 사람 사이의 불신이 허심탄회한 소통을 막고 있다.

두 사람 간 화합을 위해 중재한 '통합행동' 모임의 정장선 전 의원은 "기본적으로 두 사람간 불신이 깔려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때 문 대표와의 통합과정에서 '피해를 봤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런 이유로 문 대표가 그동안 제안했던 인재영입위원장이나 혁신위원장 자리를 고사했다고 한다.


'잘못하면 이용만 당하고 버려질 수 있다'는 피해의식이다. 이번에 문·안·박 연대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문 대표 측은 그동안 '함께 가자'는 메시지를 수차례 던졌는데도 이에 대한 호응이 전혀 없다고 불만이다.

문 대표 측 인사는 낡은 진보 청산 요구에 대해 "내용 자체가 추상적"이라며 "그리고 이미 역사교과서 투쟁 과정에서도 원내외 투트랙 전략으로 가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미 당내 전략은 과거 운동권처럼 강경 일변도가 아니라는 말이다.

◇ 당 지지율 정체 두 사람 모두 책임

두 사람이 '통합'과 '혁신'을 놓고 방점을 달리 찍고 있는 건 당내 주도권 경쟁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문 대표가 안 의원을 포용 대상으로 언급하면서도 요구 사항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로 읽힌다. 문 대표 측은 안 의원과 만날 용의가 있느냐는 물음에 "지금은 만나봐야 쳇바퀴만 돌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말했다.

함께 가자면서도 대화에는 소극적인 모양새다. 문 대표가 말하는 문·안·박 연대는 당내 지분이 가장 많은 문 대표에게 유리한 구조다.

안 의원 역시 당 체질 혁신을 집요하게 주장하는 것은 자신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한 정치적 포석으로 보인다.

안 의원 측은 "부패척결과 낡은 진보 청산을 통해 다음 단계인 새로운 인재 영입으로 나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낡은 진보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물갈이 해야 인물이 들어올 여지가 생긴다는 뜻이다.

이는 문 대표 주도가 아닌 자신의 방식으로 당 혁신을 해보겠다는 뜻이다. 일종의 차별화를 위한 고육지책이다.

통합과 혁신을 외치는 두 야권 대선주자가 총선을 앞두고 벌이는 신경전은 유권자에게 크게 울림이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대해 두 사람의 책임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공천 혁신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는 문 대표나 다소 뜬구름 잡는 문제제기를 하는 안 의원이나 모두 국민들에겐 '딴 나라 얘기'로 들릴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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