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은 지난 3일 홈 경기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의 관리주체인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월드컵재단)과 독점적 상업권리 인정의 갈등으로 홈 경기장 이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수원은 “경기장 임대료와 상업광고 사용료, 경기장 입장 수익의 10% 등을 합쳐 연간 10억원 가량을 월드컵재단에 지불했다”면서 “월드컵재단이 자체적으로 경기장 광고 영업을 하면서 독점적 상업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협의 없이 전광판 하단에 LED 광고판을 설치하고 광고 영업을 추진해 스폰서 유치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북 등 K리그 나머지 구단이 경기장 관리 주체와 협의를 통해 경기장의 독점적 상업권을 인정받고 있는 것과 달리 수원은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수원종합운동장으로 홈 경기장을 이전하는 방안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원의 하소연에 축구계는 비판의 목소리로 들끓었다. 비단 수원 구단과 팬뿐 아니라 다른 구단 관계자와 한국프로축구연맹 등도 수원의 힘겨운 싸움에 응원을 보냈다.
결국 월드컵재단도 최근 불거진 수원과 갈등에 대해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규택 사무총장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갈등의 초점은 광고 운영을 통한 수익이다. 월드컵재단은 “현재 월드컵경기장에 21개사의 광고를 고정 운영하는 반면, 수원 구단은 경기 당일에 한대 LED광고와 현수막 등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면서 “2층 난간 광고는 2003년 수원 구단이 제작해 사용한 뒤 2004년 관리재단에 기부체납해 지금까지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부터 월드컵재단이 광고판을 설치, 운영하는 사실을 수원 구단이 알고 있었으며 어떠한 이의제기도 없었다”고 밝힌 월드컵재단은 수원 구단이 가장 문제시하는 전광판 아래 LED 광고판의 경우는 지난 7월 이미 문제제기가 있어 당시까지 유치된 광고만 게시하겠다는 뜻을 이석명 수원 단장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동일업종 광고를 추가 유치했다는 지적에는 “해당 업종의 경우 2011년부터 광고를 수주했기 때문에 수원 구단의 광고 유치를 방해한 것은 시간 관계상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규택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1층과 주전광판은 수원이, 노출효과가 없거나 잘 보이지 않는 나머지는 월드컵재단의 몫이었다. 지난 10년간 단 한 번도 2층 난간 광고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수원은 주체가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넘어가면서 수익 극대화를 요구하는 것 같다. 서로가 구체적으로 광고권리에 대해 구분을 하지 않았던 것이 이런 문제를 불러온 것 같다”고 최근 불거진 월드컵재단의 갑질 논란에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원과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공개 토론회를 제안한 한 사무총장은 “K리그를 선도하는 수원 구단과 월드컵재단은 서로 견제할 관계가 아니다. 공개토론회를 통해 경기장 사용료와 독점적 상업권 침해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