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집은 무엇일까.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꿈일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저 재산증식을 위한 수단일 터이다.
신간 '협동조합으로 집짓기'(지은이 홍새라·펴낸곳 휴)는 협동조합주택인 '구름정원사람들 주택'이 지어지기까지의 과정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녹여냄으로써 우리가 잊고 지냈을지 모를 집의 가치를 전한다.
2013년 6월 세워진 하우징쿱주택협동조합의 1호 사업인 구름정원사람들 협동조합주택은 북한산 등산로 입구, 마을의 끝단에 자리잡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40, 50대로 꾸려진 구름정원사람들 주택에 사는 여덟 가구다. '집이란 무엇인가'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가'를 고민하던 평범한 이들이다.
북한산 아래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살고 싶어 왔다는 이도 있고, 이웃과 더불어 공동체 생활을 하고 싶어 왔다는 이도 있다.
집 설계에 건축주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데다 복층·단층 등 다양한 구조의 집을 설계할 수 있어 참여했다는 사람도 있고, 집 1층에 노후대비를 위한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가가 있어 집짓기를 결심했다는 이도 있다.
중년의 여덟 가구가 협동조합을 통해 집짓기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이렇듯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자연과 가까운 삶을 동경했다는 점, 합리적인 가격으로 평생 집을 짓고 싶어 했다는 점, 이웃과 함께 삶을 꾸려나가고 싶다는 점은 공통됐다.
작가이자 구름정원사람들 주택 건축주의 한 사람인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협동조합으로 집을 짓는 과정에서 느낀 어려운 점이나 여덟 가구가 실제 봉착했던 문제들, 개선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전하고 있다.
대다수 집짓기 관련 책들이 건축가의 입장에서 집의 설계와 재료, 비용적 측면의 정보 위주로 다루고 있는 것과 달리, 이 책은 입주자 입장에서 집을 짓는 과정에 대한 궁금증, 맞닥뜨릴 수 있는 법률적인 문제나 난관들, 이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실제 일어난 일들 중심으로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서로 다른 이웃을 인정하며 함께 사는 것의 의미를 곱씹게 해주는 책 속 에피소드가 눈길을 끄는데, 특히 사랑방과 같은 공용공간 등 보통의 주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협동조합주택만의 장점을 잘 담아낸 점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