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는 2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에서 사장 공모 지원자 5명을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벌였다. 이어 오후 6시께 표결에 들어가 고대영 씨가 최다 득표를 얻어 차기 사장 후보자로 선정됐다.
KBS 이사회는 27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대영 사장 후보자를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개정된 방송법에 따라 고 후보자는 국회 인사 청문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어떠한 여론이 나온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임명하면 확정된다. 임기는 3년이다.
조대현 현 사장의 임기가 11월 23일까지인 점을 감안해 고 후보자의 임명 절차는 그 안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고 후보자는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했다. 1985년 KBS 공채 11기 기자로 입사해 정치부에서 오랫동안 일했으며 모스크바 특파원, 보도국장, KBS미디어 감사 등을 역임했다. 2014년 9월부터 KBS비즈니즈 사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고 사장이 첫 걸음을 내딛기까지는 수월해 보이지 않는다. 발표가 나자마자 언론·시민단체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고 씨는 정치적 독립과 중립은 물론 보도의 공정성, 제작 자율성, 경영 전문성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인사이자 도덕성과 공직자 자질에도 부합하지 않는 그야말로 권력 해바라기 언론인의 전형"이라며 "공영방송 국정화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언론연대에 따르면, 고 씨는 2007년 대선 당시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과 함께 미 대사관에 MB측에 우호적인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대사관은 고씨를 ‘빈번한 연락책’이라 기록했다.
MB정권 들어서 KBS보도국의 주요 자리를 꿰찼지만, 이를 통해 불공정 방송을 주도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용산참사 축소보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스폰서 특종 불방’ 등 정권편파보도를 주도하여 90%가 넘는 불신임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후배 기자를 폭행하고, 대기업으로부터 술·골프 접대를 받는 등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심각하다는 평이다. 언론연대는 "한 마디로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라고 고 씨를 정의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고대영 씨의 사장 선임을 절대 반대한다'며 27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KBS 양대 노조(KBS노조, 본부노조)와 4대 직능단체(경영, 기자, 방송기술인, PD협회)가 청와대 근처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씨를 비롯한 5명의 후보자에 대해 절대 불가라고 밝혀, KBS 내부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