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군다나 쿠데타와 비슷한 의미로 역사적으로 정리된 '군사정변'이라는 용어는 보수정권인 김영삼 정부에서 확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5.16을 혁명으로 규정하고 있는 황 총리의 인식은 일반 역사적 상식과 한참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향후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과정에서 유신정권에 대한 미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뉴라이트 교과서 "5.16은 불법적 쿠데타"
다만 이 책들은 "근대화의 지체에 따른 위기, 군부의 팽창에 따른 사회 조직의 불균형, 4.19이후 정치적·사회적 혼란" 등을 이유로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또 "5.16쿠데타는 군대화 혁명의 출발점이기도 하다"고 추켜세웠다.
결과적으로 "합법적인 정부를 무력으로 정복했다는 점에서 이후 민주화 세력의 지속적인 도전과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고 불법성을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도덕적 멍에를 안은 채, 그들은 군인 특유의 추진력과 실용주의적 방식으로 경제발전을 추진하였다"며 경제적 성과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는 무관하게 보수진영도 5.16은 쿠데타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들 책은 박근혜 대통령도 "우리가 더욱 자랑스럽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데 이 책이 큰 토대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었다.
◇ 보수정권인 YS때 정립한 '군사정변' 용어
지난 1994년 9월 교육부는 '5.16혁명'을 '군사정변'으로 바꿔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앞서 같은 해 3월 '국사교육 내용전개 준거안 연구위'는 5.16을 포함해 12.12, 5.17 등의 역사 용어를 '쿠데타'로 하기로 결정했지만, 보수학자 등의 반대로 5.16만 군사정변으로 규정하고 나머지는 '사태'라는 용어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1996년 6차 국정교과서(고등학교 국사)는 "1961년 5월16일, 박정희를 중심으로 한 일부 군부세력이 사회적인 무질서와 혼란을 구실로 군사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잡게 되었다"라고 적고 있다.
황 총리의 발언은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결국 유신정권 미화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9월 대선후보 시절 5.16군사정변에 대해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과거도 그렇고 앞으로 그래야 할 민주주의의 가치"라며 한발 물러섰지만, 이전까지는 한결같이 "구국을 위한 혁명이었다"는 입장을 보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