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청장은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2년 5월 경찰의 사망 발표) 당시 중국측에서 보낸 자료를 받고 조희팔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희팔의 최측근이자 자금관리를 담당했던 강태용이 최근 중국 공안에 붙잡혀 국내 송환을 앞둔 가운데, 강 청장의 이같은 발언은 조희팔 사망 진위 여부를 둘러싸고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12년 5월21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씨가 2011년 12월쯤 중국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을 공식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강 청장은 "중국 측에서 보낸 사망진단서, 화장증명서 등을 가지고 조희팔이 죽었다고 확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조희팔 사망과 관련한 물증은 현재로서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강 청장이 말한 생존반응이란 조희팔이 살아있다면 누군가와 접촉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포착되는 첩보 등이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찰은 피의자가 사망하면 통상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것과 달리 지금까지 조희팔에 대한 지명수배도 해제하지 않은 상태다.
지명수배를 해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기자간담회에 배석한 정용선 경찰청 수사국장은 "다시 확인을 해봐야 하겠지만 조희팔의 가족들이 당시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공안을 통해 사망을 확인한 만큼 생존 가능성에 대비해서 수배상태를 유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희팔은 지난 2004년부터 약 5년 동안 전국에 10여개 유사 수신 업체를 차린 뒤 의료기기 대여업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4조원을 가로챈 후 중국으로 밀항했다.
조희팔과 비슷한 시기에 중국으로 밀항한 최측근 강태용은 지난주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서 현지 공안에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돼 이르면 이번주말 국내 송환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