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백지화시킬 것"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물결

정부의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방침 발표를 앞둔 1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역사학도(학부생, 대학원생, 졸업생) 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규탄 및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정부가 발표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방침이 시민사회와 학계 등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는 12일 밤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국정화 강행 규탄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 방은희 사무국장은 공동결의문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제2의 유신을 선언한 역사 쿠데타"라며 "민주시민과 연대하여 반드시 백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방 사무국장은 또 "우리는 모든 학생에게 정권이 허락하는 단 하나의 역사 해석만을 강요하겠다는 으름장에서 박정희 독재자와 유신 철권통치의 악몽을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는 교사와 중·고등학생 등을 포함해 경찰 추산 250여 명(주최 측 추산 3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앞서 교육부가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 예고하며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제 전환을 공식 발표하자, 이에 맞서 강력히 저지하겠다고 나선 것.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466개 단체가 참여한 이 연대 단체는 14일 대표자회의를 열어 국정화 중단을 촉구하는 대국민 서명, 헌법소원과 함께 대안 교재 개발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부의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방침 발표를 앞둔 12일 오전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배후 청와대 규탄 기자회견' 이 열리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또한 현직 역사 교사들로 구성된 역사교육연대회의는 비상회의를 소집해 집필 거부 선언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학생 단체인 평화나비네트워크에서는 각 대학 총학생회 연대 시국선언 등을 논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정화 전환 작업이 쉽게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역사교육연대회의 조한경 회장은 "행정예고 기간에 반대 여론이 급격히 높아지면 정부가 계획을 접을 수 있다"며 "앞으로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교육부에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행정예고 기간인 다음 달 2일까지 의견을 받은 뒤 5일 고시를 확정할 계획이지만, 이 기간에 정부 방침이 무력화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덕성여대 사학과 한상권 교수는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집필을 거부했기 때문에 국정교과서가 출시된다 하더라도 전문성이 뒷받침될 수 없다"며 "전문성이 떨어지는 교재에 대해 학부모들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고려대 역사교육학과 권내현 교수는 "앞으로 학계에서 집필 참여 거부 선언은 쏟아질 것"이라며 "집필에 참여하겠다는 학자들이 줄어들면 정부는 국정화를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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