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국무위원은 대통령과 동등한 권한을 갖습니다.
그만큼 책임과 권한이 막강합니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국무위원을 2년 했다면 장수한 축에 속하고, 평균 1년 6개월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이렇다보니 소신 있는 행정을 펼치기 어렵고,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눈치보기 바쁩니다.
이 정도로 그치면 다행인데, 총선때가 되면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거에 나서는 일이 빈번합니다.
본인이 '뱃지'를 달기 위해 적극 나서는 경우도 많고, 대통령이 자기 사람을 여당에 심기 위해 '차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내년 총선은 관심이 남다릅니다. 청와대와 여당 대표간에 공천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로서는 이른바 '친박계' 의원들의 의석수를 대거 늘려 국정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청와대 참모진은 물론 장관들의 출마설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내각에는 최경환, 황우여 두 부총리를 비롯해 유기준 해수부 장관, 김희정 여가부 장관등 4명이 정치인 출신 장관입니다.
여기에 정종섭 행자부 장관, 윤상직 산자부 장관등의 출마설이 정가에 떠돌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제외하고 18명의 국무위원 가운데 1/3인 6명이 국회의원 출마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얼마 전 여당 연찬회에서 '총선승리'라는 적절하지 않은 건배사를 하는 바람에 아직까지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물론 정 장관은 총선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단호하게 밝혔습니다.
하지만 출마설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도 고향인 경주가 아닌 대구지역 출마설이 유력합니다. 경주에는 지금 용산 참사로 물러난 김석기 전 경찰청장이 출마를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유승민 전 대표를 비롯한 여러 명의 현직 의원들을 '물갈이'하겠다며 공언한 대구에 정 장관이 출마한다면, '친박계'의원들을 늘리는 데 한 몫을 담당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장관이 이렇게 총선에 '차출'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부의 행정을 집행하고 관리해야 할 책임자인 국무위원들이 총선바람에 휩쓸린다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어떻게 기대할 수 있을까요.
시급히 다뤄야 할 국정현안은 너무 많습니다. 당장 국정교과서 문제도 그렇고, 인양작업이 진행중인 세월호 문제도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습니다.
모두 총선출마가 거론되는 장관들이 책임지고 있는 부처의 현안입니다.
행자부는 선거를 관리해야할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국무위원 1/3이 총선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국무회의는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을까요.
국정의 안정을 위해 국회의원에 국무위원들이 대거 출마한다면, 국무회의는 누가 지킬까요.
정 장관님 총선 출마하실껍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