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8.25 남북합의 이후 잠시 풀렸다 금세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다시 호전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
통일부도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 등 나머지 억류자 3명의 송환을 촉구하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한이 주 씨를 송환한 데는 다른 노림수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대학원대학 양무진 교수는 "주 씨는 학생 신분에다 죄(적대행위)가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점과 함께 인권국가 이미지를 선전하기 위한 측면이 있고, 자신들이 북송을 원하는 탈북자 김련희 씨 문제에 대한 압박 효과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북한의 추가 도발이 우려됐던 위기국면에선 어쨌거나 반가운 신호가 아닐 수 없다.
마침 중국내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 당 상무위원이 오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로 한 마당이다.
김정은 집권 후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측 인사로는 최고위급이다.
중국은 김정은 체제의 핵·경제 병진노선을 비판하고 실제로 북핵 불용을 위한 국제공조에 동참하면서 북중관계는 악화일로였다.
따라서 류윈산의 방북 배경에는 핵·미사일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북중 간 모종의 사전교감이 깔려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적어도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임박한 상황이라면 양자 간 이런 결정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은 정치적 필요나 기술적 문제 때문에라도 최소한 오는 16일 한미 정상회담 때까지는 장거리 로켓 발사를 유예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본 뒤 발사를 결정하더라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도발 억지와 제재·압박에 무게를 뒀던 한미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더욱 관심을 끌게 됐다.
하지만 이런 전망은 류윈산의 방북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전제 하에서 가능하다.
세종연구소 이태환 중국센터장은 "(중국사절단이 기존보다 급이 높아지긴 했지만) 북한이 혹시 말을 듣지 않아도 중국의 체면이 손상되지 않는 정도로 했다"며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한미중 3국이 확고히 만들어놓은 공동 인식이 있고 류윈산 위원이 북한에 가면 당연히 그런 입장에서 협의를 할 것이지만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른다"며 예단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