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부의 식수원인 보령댐은 저수율이 1년 전 40%대로 떨어졌다가 올해 마른 장마와 가뭄으로 30일 현재 22.48%까지 내려갔다. 용수공급 ‘심각’ 단계로 이대로 가면 내년 2,3월쯤에는 댐이 바닥을 드러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따라 이달 5일부터 충남 서부지역 8개 시군에는 본격적인 제한 급수가 실시된다. 생활용수와 공업용수가 20%씩 제한될 예정인데, 이런 규모의 제한 급수는 충남에서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게다가 충남 대청댐도 이미 저수율이 이날 36.87%로 경계단계로 접어들었다. 제한급수가 조만간 충남 지역 전체로 번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충남 같은 물부족 사태가 내년에는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살고 있는 서울, 수도권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현재 팔당댐의 저수율은 90.54%로 높은 편이지만 이는 소양강댐과 화천댐에서 물을 흘려줬기 때문이다. 이날 소양강댐과 화천댐의 저수율은 각각 44.73%와 45.61%로 떨어졌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떻게 버틸 수 있지만, 마른 장마가 내년에도 반복되고 태풍이 비껴나갈 경우, 하반기부터 수도권의 식수 대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환경부 황석태 수도정책과장은 “내년 여름에도 마른 장마가 온다면 물부족 사태가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전국민이 물 절약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 보령댐은 급한대로 내년 2월까지 수로를 연결해 금강 백제보의 물을 끌어올려 채우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지만, 60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들어가는데다 이마저도 단기 대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는다면, 절수기기 설치, 샤워시간 줄이기, 양치질 컵 쓰기 등 물 절약을 생활화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뭄 극복의 유일한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