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차주 "한국이 호갱? 집단소송 고려"


<폭스바겐 차주>
-국산차 불신해 샀는데 뒷통수 맞아
-헛다리 짚은 정부, 기대하지 않아

<서울 YMCA>
-한-EU FTA때문에 리콜여부 불투명
-흠집나고 묵은차 몰래 판매하기도
-집단소송 방식으로 무서움 보여줘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은재 (폭스바겐 소비자), 성수현 (서울YMCA 자동차안전센터 간사)

이번 주 내내 언론에서는 한 외제차 브랜드의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독일제 자동차, 폭스바겐이었습니다. 문제는 이겁니다. 각 나라마다 배기가스 기준이 정해져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엄격한 곳이 미국인데, 그 미국의 배기량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서 폭스바겐이 조작 장치를 부착했다는 겁니다. 이건 기계오류와는 전혀 다른, 의도적인 속임수 일종의 사기인 셈이죠.

이렇게 조작 장치를 달아서 리콜대상이 된 차량이 미국 내에서는 50만대. 결국 CEO는 사퇴하고 미국 내의 차량은 모두 리콜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그리고 유럽에서도 이 장치를 사용한 차량들이 있다는 새로운 소식들이 계속 더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분명 우리나라에도 이 차량들이 수만 대 굴러다니고 있다는 건데, 리콜 조치는 쉽지 않다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오늘 이 문제 짚어보죠. 먼저 폭스바겐 차량을 타고 있는 소비자 한 분 연결합니다. 직장인 신은재 씨세요. 신 선생님, 나와계시죠?

◆ 신은재> 안녕하세요.

◇ 김현정> 폭스바겐이라고 하면 골프, 제타, 아우디 이런 차들이 있는데요, 어떤 차 종류를 운행 중이세요?

◆ 신은재> 지금 폭스바겐, 제타 차량 운행 중입니다.

◇ 김현정> 제타라면 이번에 미국 현지에서 리콜대상에 포함된 차종이네요.

◆ 신은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배출가스량을 조작하기 위해서 장치까지 달았다는 이번 소식 듣고는 어떤 생각드셨습니까?

◆ 신은재> 개인적으로 솔직히 저는 기분이 참 더럽다고 표현을 해야 하나요? 그냥 속았다는 기분이 들어가지고 좀 마음이 좋지는 않았어요. 폭스바겐을 살 때 신뢰도나 이런 것 때문에 구매한 게 좀 컸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는 느낌이랄까요?

◇ 김현정> 뒤통수 맞은 느낌? 그전에는 계속 국산차 이용하셨었어요?

◆ 신은재> 네, 그렇습니다. 현대, 기아차 같은 경우에는 내수용이랑 수출용으로 많이 차이도 있고 급발진이라든지 에어백도 안 터지는 사건도 있다고 해서.. 그러다 보니까 (외제차 중에서도 폭스바겐이) 좀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 김현정> 외제차 중에는요.

◆ 신은재> 그렇죠. 그리고 신뢰도가 많이 높았었거든요. 그래서 제타를 구매하게 됐었죠.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 사기를 쳤다, 속임수를 썼다는 얘기를 듣고는 황당하셨다는 말씀이에요.

◆ 신은재>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일각에서는 배기가스량이 폭스바겐이 고지한 것보다 많이 배출된다고 해서 ‘그게 뭐 소비자한테 별 해가 되는 게 없지 않느냐. 환경에 문제라면 문제지, 소비자에게 해는 없지 않느냐?’ 이런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신은재> 저 같은 경우에는 내년 2월에 차를 판매할 생각이었거든요.

◇ 김현정> 아, 그러니까 처분할 생각이셨어요?

◆ 신은재> 네. 자동차 동호회 같은 경우나 카페 같은 데 들어가 보면 정말 이번 사태에 관한 글이 정말 많이 올라오고 있거든요. 당장 내일 모레 인수하기로 하셨던 분도 계셨는데 취소하시는 분도 계시고.

◇ 김현정> 팔려고 하는 계약이 깨진 거네요?

◆ 신은재> 그렇죠. 중고가를 판매를 할 때 감가가 덜 되지는 않을까, 값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차량 판매가 잘 안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생기긴 합니다.

◇ 김현정> 혹시 다른 데도 이런 속임수를 쓰지 않았을까? 조사를 더 해보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으니까요.

◆ 신은재> 그렇죠. 지금 이 해당 차량을 타는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되느냐는 글도 올라 오고요. 지금 다른 나라 같은 경우에는 개인이 한 명당 66만원 정도의 돈을 돌려받았다는 소식도 봤고요.

◇ 김현정> 집단 소송이죠?

◆ 신은재> 집단 소송도 우리가 한번 해보자, 이런 말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어쨌든 우리 환경부에서도 일단 조사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좀 기대를 하십니까?

◆ 신은재> 기대 안 합니다.

◇ 김현정> 왜 이렇게 단호하게 기대를 안 하신다고 하세요?

◆ 신은재> 어제 뉴스만 봐도 지금 평택항에 입항된 차 중에서 해당 차량도 아닌, 새로운 엔진을 타고 나온 차량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있잖아요.

◇ 김현정> 어제 속보가 하나 나왔었죠. 환경부에서 조사한다고 차를 몇 대 가지고 갔는데. 그게 문제 있는 차종이 아니라 엉뚱한 다른 차를 가져갔더라...

◆ 신은재> 그렇죠. 이런 상황에서 뭘 바라겠어요, 솔직히.

◇ 김현정> 또 한 가지, ‘어쨌든 조사를 해서 폭스바겐의 기준 위반이 드러난다고 해도 한-EU FTA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리콜이 불투명하다’라는 이 환경부 얘기도 들으셨죠?

◆ 신은재> 네. 들었어요.

◇ 김현정> 그것 듣고는 어떠셨어요?

◆ 신은재> 정말 우리나라를 무슨 봉으로 보는 건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FTA랑 큰 상관은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신은재> 차를 조금 싸게 샀으니까 그냥 타라는? 할인받는 걸로 그냥 절충하자라는 생각으로밖에는 저는 안 들리더라고요. 그냥 대충 타라는 식으로.

◇ 김현정> 대충 타라. 많이들 지금 화가 나셨네요, 이런 일을 당하니까요. 혹시 이번 일 말고도 A/S 받으실 때 불평등하다라고 생각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 신은재> 많죠. 일단은 서비스 센터가 몇 군데 있잖아요. 그럼 일단 전화 연결이 잘 안 됩니다.

◇ 김현정> 이게 다른 나라도 그런 건 아닙니까?

◆ 신은재> 지금 외국에 거주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정비에 대한 책임 같은 거나 이런 게 굉장히 확실하다고 하더라요.

◇ 김현정> 그래요, A/S부분에 있어서도 ‘우리나라는 호갱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소비자들은 하신다는 말씀이네요.

◆ 신은재> 그렇죠. A/S를 만약에 가잖아요? 그런데 라이트나 전기장치가 이상이 있다라고 하면 실내등을 갈았기 때문에 서비스를 해 줄 수 없다라는 그런 글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러 가지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지금 호갱이 되고 있는 건 아니냐, 그야말로 호구고객이 되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답답함이 있다는 말씀, 호소였습니다. 아무쪼록 소비자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저희도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 신은재>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폭스바겐을 타고 있는 소비자 한 분, 직장인 신은재 씨 만나봤고요. 이번에는 전문가 한 분을 모실 텐데요. 지금 우리나라에는 수입브랜드 차량이 124만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차를 새로 구입하는 사람 7명 중에 1명꼴로 외제차를 구입할 만큼 소비가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세계적인 호갱이 된다면 안 되겠죠. 이 문제 좀 짚어보겠습니다. 서울 YMCA 자동차 안전센터 성수현 간사를 연결해 보죠. 성 간사님, 나와계세요?

◆ 성수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는 리콜이 정말 안 되는 겁니까?

◆ 성수현> 네. 환경부는 ‘조작사실이 발각될 경우 처벌할 수 있다, 국내 법규로 리콜 명령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설명을 하지만 실제로 리콜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게 한-EU FTA 때문입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김현정> 한-EU FTA의 어느 규정이 문제가 되길래요?

◆ 성수현> 배출가스 관련 규제 기준은 EU 규정에 따르게 되어 있는데요. EU가 디젤차량 가스 배출규제를 2017년 9월 이후 판매되는 신차부터 적용할 계획이라서 FTA 규정상 2017년 9월까지는 제재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김현정> 제가 그런데 잘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는데요. 지금 이건 ‘배출가스량이 많냐, 적냐’의 문제가 아니라, 거기다가 뭔가 조작장치를 넣어서 소비자들을 속였다는 그 부분이 문제가 아닌가요?

◆ 성수현> 그렇죠. 원래 국내법상으로도 규제를 할 수 있는데 단지 디젤차에 대해서 EU 규제를 따르게 되어 있어서 2017년 얘기가 나오는 거고요. 그때까지 규정대로 제재하기 어렵다고 밝히는 겁니다.

◇ 김현정> 조작장치를 붙였건 소비자를 속였건 아니건 간에, 아예 배출가스 부분에 대해서 건들지를 못한다는 얘기네요.

◆ 성수현> 우리 정부가 국내법에 따라서 규제에 나서면 유럽에서도 국내 제조사의 디젤차에 대해서 같은 방법으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부의 우려라고 합니다. 그리고 환경부도 한-EU FTA 규정을 거론하면서 제재가 어렵다고 밝힌 바가 있는데 이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죠. 통상 마찰이나 이런 걸 고려했을 때는 리콜이 이루어지기 전에 제조사인 폭스바켄 코리아쪽에서 자발적으로 리콜조치를 취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결국은 폭스바겐 코리아측이 자발적으로 리콜을 하는 것 외에는 큰 방법은 없는 거예요? 지금으로써는.

◆ 성수현> 일단은 환경부에서 리콜명령을 하기 전에 제조사가 자발적으로 리콜 조치를 취할 경우에는 리콜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렇게 진행이 되는 것이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서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 김현정> 그동안 수입차 업체가 우리 고객들을 호갱 취급한 것이 아니냐는 게 앞서서 폭스바겐 운전자분의 말씀이었어요. 실상은 어떻습니까?

◆ 성수현> 그렇습니다. 우리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수입차 업체들이 유독 폭리를 취하고, 심지어 전시됐다가 흠집이 난 차를 판매한다든가 오래 묵은 차를 사전 고지없이 판매한 의혹도 있고요. 한마디로 호갱 취급을 해왔다는 것인데요. 연비를 더 뻥튀기를 한다든지 없는 기능을 있는 것처럼 허위과장 광고를 하고 판매가격 책정도 불투명하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히 A/S부분에서 지나치게 높은 수리비를 부과하고 A/S 인프라도 부족해서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다른 나라의 경우는 이렇지 않습니까?

◆ 성수현> 우리나라와 비교해서는 훨씬 더 A/S 인프라 등이 잘 갖춰져 있고요. 더 빨리 수리가 되는 부분이 있을 텐데, 우리나라 소비자가 A/S를 맡겼다고 했을 때 수리기간이 너무 길어지는 문제들이 생기고 있죠.

◇ 김현정> 어떻게 해야 되겠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 성수현> 일단은 자동차 관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결함 시정이 제대로 되어야 하고요. 리콜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고 리콜이 아닌 무상수리 조치로 대체한다? 이런 식의 처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고요. 또 소비자들도 수입차 자체가 가진 고급브랜드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 이미지에 경도되기보다는 차량의 가격이라든가 차량, A/S, 품질 이런 걸 선택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 김현정> 합리적 소비를 해야 되겠죠.

◆ 성수현> 그렇죠. 이런 소비문화가 정착이 돼야 수입차 제조사들이 국내 소비자를 함부로 보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번 건에 대해서는 집단소송이라든지 어떤 행동을 준비하고 계세요?

◆ 성수현> 일단은 환경부에서 조사하고 거기서 내리는 조치의 경과를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리고 제조사가 어떻게 나오는지도 좀 봐야 될 것 같고요. 여기에서 만약에 뚜렷한 결과가 없을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행동을 할 필요가 있어서 집단소송이라든가 불매운동이나 이런 걸 고려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문제가 됐던 차량에 대한 리콜도 리콜이지만 소비자들이 여기에 대해서 강하게 대응을 하고 환경부도 법에 따른 조사와 조치를 엄격하게 해서 수입차들이 국내 소비자들을 함부로 보지 않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 김현정> 하여튼 되든 안 되든 소비자, 우리 한국 소비자들이 무섭다는 걸 보여줄 필요는 있다, 이런 말씀이십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성수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폭스바겐 사태, 서울 YMCA 성수현 간사까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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