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합의,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변상욱-김갑수의 스타까토 51회②] 말뿐인 노사정, 실제는 정사노

■ 팟캐스트 방송 : CBS <변상욱-김갑수의 스타까토>
■ 공개 일시 : 2015.09.21 (팟캐스트/팟빵)
■ 진행 : 변상욱 대기자, 김갑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
■ 게스트 : 김성완 (시사평론가)


지난 21일에 공개된 51회 파트 2는 야당은 노동 대참사라고 반발을 하고 정부와 여당은 단독이라도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상황 속에서 마라톤협상 끝에 합의를 한 노사정위원회에 대한 이야기와 이번 합의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 까칠하게 짚어봤습니다.

◆ 김갑수> 노동 유연성이라는 말로 해고에 상당 부분 자유를 사 측에서 얻어낸 것인데 그에 대비하여 노 측에서 얻는 것이 뭔가요?

◇ 김성완> 굉장히 재미있는 기사를 봤어요. 이번 합의문에서 기업과 정부가 어떤 점을 취했는지 합의문 내용을 가지고 분석한 것이 있더라고요. ‘첫째, 기업은 노력한다.’ 이게 합의문에 들어갔다는 건데 이런 거예요. ‘청년 고용을 확대하도록 노력한다.’ ‘비정규직 남용을 억제하도록 노력한다.’ ‘해고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걸 합의문으로 봐야 하나요? 노력하다 안 되면 안 하는 것 아닌가요?


◆ 변상욱> 정부는 말을 애매하게 할 때 3가지 단계가 있어요. 최선을 다 한다는 조금이라도 하겠다는 것이고 성실히 노력한다는 중간쯤에서 지켜보겠다는 것이고 그냥 노력한다는 안 한다는 뜻이에요.

◆ 김갑수> 학교 다닐 때 부모님이 “공부 좀 안 하니?”라고 물어보잖아요? “노력할게요.”라고 대답한다면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인가요?

◇ 김성완> (앞에 이야기 계속 이어서) 이게 총 3가지인데요. ‘둘째, 문구는 최대한 모호하게 한다.’ 이게 뭐냐면 애매한 문구로 책임과 의무를 회피한다는 건데 (그 내용을 보면) ‘가급적 정규직으로 고용한다’ ‘비정규직의 고용 안전 개선 조치를 추진한다.’ ‘가급적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문화를 조성한다.’

◆ 변상욱> 해주겠다는 건 하나도 없네요.

◇ 김성완> 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씀드리면 ‘정부의 직무유기를 감췄다’는 건데요. 예를 들면 ‘협력한다’ ‘추진한다’ ‘활성 한다’는 것을 계속 반복한다는 겁니다. ‘불법적인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근절을 추진하는 한편 표준하도급 계약서 작성을 활성화한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 김갑수> 그러면 이제 근로 시간 단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게요. 근로 시간 단축을 할 때는 두 가지 목표가 있을 수 있다고 보거든요. 하나는 생산성 고조와 노동자들의 인권 향상으로 행복추구권을 존중하면 결국 생산성도 늘어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우리처럼 실업률이 높은 경우에는 줄어난 시간만큼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키거나 일자리를 가지지 못 한 사람들한테 일자리를 나눠준다는 건데... 이런 것이 가시화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노 측, 사 측, 정부 모두가 명문화되어 있지 않은 것 아닌가요?

◇ 김성완> 그렇죠, 저는 한국 노총이 도대체 이 협상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내줘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고 봐요. ‘무엇을 얻었어?’라고 물어볼 때 한국 노총이 제대로 설명을 못 하고 있어요. 이건 협상에 전략이 없었다는 것이기도 하고 애초에 노사정 테이블에 안 들어가겠다는 행동과 계속 선언으로 잘 못되었다고 말로만 이야기했을 뿐 실제 속마음은 달랐다고 봐요.

◆ 김갑수>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이 유례없이 낮잖아요. 10%밖에 되지 않고... 민주노총 같은 경우 대기업 중심으로 되어 있고 한국노총이 상대적으로 조금 중소기업이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래 봤자 5~6% 정도인데... 근데 임금피크 제라는 것들이 논의될 때 주로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사람들이 정부와 교섭을 한다는 말이죠. 이게 얼마만큼 노동자들의 대표성이 있는 것이냐는 문제도 짚어져야 한다는 거죠.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내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사람들... 더구나 비정규직이고 조직이 없는 이유로 항거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데 이런 사람들이 경험하게 되는 불의의 유탄들은 상상할 초월할 거예요. 이런 부분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어요.

◇ 김성완> 양대 노총은 반성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본인들도 품지 않는 나머지 90%... 비정규직, 파견직 노동자들... 이런 문제에 관해서 협상할 때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해봤냐는 거죠.

◆ 김갑수> 최근에 신문 칼럼에 이런 말이 나와요. ‘왜 을들끼리 자꾸 싸우냐...’ 참 가슴 아픈 일이잖아요.

◇ 김성완> 네, 다음으로 고용노동부 이야기를 해볼게요.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고용노동부가 노사정 합의와 관련해서 굉장히 많은 광고비를 집행했다고 해요. 약 60억 정도를 집행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예전에는 눈에 다 보이는 광고를 냈지만 지금은 기획 기사로 광고를 주잖아요? 입맛에 맞게 기획성 기사를 쓰면 돈을 집행한다는 거죠. 이걸 기업들이 한 것은 굉장히 오래되었는데 이번에 고용노동부가 언론사들이 노사정과 관련되어 있는 기획기사에 전부 광고비를 집행했다는 겁니다. 보이지 않은 돈을... 과연 이게 정부가 할 일인가... 전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 김갑수> 저는 궁금한 것이 한국노총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책연합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노총의 상당수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당원이기도 하고 정책당원도 수천 명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고의원, 비례대표도 경제 파트로 가 있고요... 그런데 왜 그렇게 합의한 걸까요? 새정치민주연합은 어떤 입장을 해야 하나요?

◇ 김성완> 한국노총이 노동시장의 기득권 아니겠습니까? 이번에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것을 보니까 정부에서 한국노총에 지원금으로 책정한 것이 32억이라고 하는데 그거 상반기에 집행 안 하고 틀어지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 김갑수> 연관성이 있는지는 확인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 김성완> 네, 판단은 하기 어렵지만 이런저런 압박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 변상욱> 또 하나 의심하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는 이번 총선 때 비례대표로 어떻게 들어가는지도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 김갑수> 이미 이런 사례는 있었어요. 한국노총이 한나라당하고 정책연합을 해서 비례대표로 들어간 적도 있었고... 어떤 조직이든 자기들의 정체성과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는 정치권과 연대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러나 지금 현재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결사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그 당과 정책연합을 하고 있는 한국노총의 집행부가 이렇게 합의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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