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포털 보고서'…왜 '왜곡 논란'이 일까?

[변상욱-김갑수의 스타까토 50회②] KBS와 MBC 먹고 다음은 포털?

■ 팟캐스트 방송 : CBS <변상욱-김갑수의 스타까토>
■ 공개 일시 : 2015.09.14 (팟캐스트/팟빵)
■ 진행 : 변상욱 대기자, 김갑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
■ 게스트 :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



지난 14일에 공개된 50회 파트 2는 인터넷 양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콘텐츠의 공정성에 대해 야당보다 여당에 불리한 기사가 더 많이 나온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국정감사에서 두 업체의 대표를 출석시키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포털 때리기 진실에 대해서 까칠하게 짚어봤습니다.

◆ 변상욱> 새누리당이 포털이 과연 우리에게 공정하냐는 것에 대해서 연구 용역을 준 보고서가 기반이 되어 자꾸 문제가 나아고 있는 것 같아요?

◇ 금준경> 그렇죠. 일단 이 보고서 내용을 핵심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여당이 우리나라 양대 포털 모두 굉장히 친 야권적 성향이 강하다고 주장하는 건데 야당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여당에 비해 10배나 적다고 하는 것이 핵심이고요. 이 보고서 자체는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이 서강대 최형우 교수에게 의뢰해서 만든 겁니다. 그리고 이 보고서를 근거로 계속 미방위 국정감사 등에서 당 차원에서 포털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갑수> 새누리당에서 만든 문건이 아니에요? 의뢰를 해서 만든 거군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보고서가 가능했을까요?

◆ 변상욱> 실제로 그렇다는 근거가 있나요?

◇ 금준경> 보고서 내용을 보면 보고서가 조사를 한 대상은 네이버, 다음의 모바일 메인 화면이고요.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동안 30분 간격으로 기사를 추출해서 기사 제목만 가지고 이것을 긍정, 중립, 부정 성향으로 나눈 보고서인데요. 그 결과 정부 여당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2천 건 가까이 되는데 야당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200백 건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 제기이고 두 번째 문제 제기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기사 노출 빈도가 150건가량이 되는데 김무성 대표의 노출 빈도는 100건 정도 밖에 안 되는 점을 봤을 때 너무 문재인 대표를 띄어주는 거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 김갑수> 여당의 정치를 여당 대표가 하지 않고 대통령이 했으니까 노출 빈도가 적어진 것이라고 보고서를 써야 제대로 된 것 아닌가요?

◇ 금준경> 제가 보고서 자체를 조사해서 기사를 썼었는데 6가지 정도의 문제를 잡을 수 있더라고요. 첫 번째는 ‘기사의 제목만 가지고 기사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거죠. 기사 안에는 다양한 내용들이 있는데 순전히 제목만 가지고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고요. 두 번째는 기사를 자위적으로 분류를 했다는 것인데 기사라는 것을 객관적인 틀로 가져오면서 긍정, 부정, 중립으로 나눴는데 과연 이렇게 나누는 것이 합당한지도 문제고 그 기준이 있는지 따져봤는데... 제가 직접 연구를 마쳤던 교수와 통화를 해봤습니다. 6명의 인원이 논의를 해서 같이 기사를 보고 6명이서 투표를 해서 긍정, 부정, 중립의 유무를 판단했다고 합니다.

◆ 김갑수> 이렇게 되면 6명의 정치 성향에 따라서 편차나 오류들이 많이 생기는 것 아닙니까?

◇ 금준경> 성향, 신뢰도, 사회 현안에 대한 지식 등을 고려하고 기준을 세웠어야 했는데 그런 것이 전혀 세워지지 않았던 것이죠. 그리고 실제로 예를 들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서 ‘돈 받은 쪽은 지지 못 해! vs 야당은 떳떳하냐?’ 양쪽 입장을 대변한 기사도 있잖아요? 근데 이것을 부정으로 처리했다라고요. 이 사안 자체가 정부에게 불리하기 때문이라는 거죠.

세 번째 문제는 ‘정부 여당과 야당이 동등하게 비교를 할 수 있을까?’의 문제인데 야당은 지금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까지 포함해서 당이 2개인데 정부여당은 새누리당, 청와대뿐 만이 아니라 수많은 정부 부처와 산하 기관까지 다 포함한 데이터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보면 KTX에 대한 비판, 정부에서 만든 앱에 대한 비판, 일상 경찰에 대한 비판까지도 정부 여당 비판까지로 묶었더라고요.

◆ 변상욱> 여당과 야당 중에 누구를 편들었냐가 아니라 선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냐, 안 되겠냐의 기준 같은데요? 그다음은 또 뭡니까?

◇ 금준경> 4번째 문제는 문재인 대표가 김무성 대표보다 기사 노출 빈도가 높다는 게 어째서 편향이라고 하는지는 근거가 없어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건데... 실제로 네이버가 문재인 대표 기사와 김무성 대표 기사에 대해서 언론에게 얼마나 많이 받았었는지도 고려를 해야 하잖아요? 실제로 네이버 발표에 따르면 김무성 대표가 해당 기간 동안 17만 건이었고요. 문재인 대표의 기사가 20만 건이었어요. 애초에 문재인 관련 기사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더 노출이 된 것은 왜곡이라고 볼 수는 없는 거죠.

그리고 5번째는 OEM 방식 자체가 가지는 문제점인데요. 이 보고서가 허술하지만 만약에 완벽해 보인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에서 용역을 줘서 만들어진 보고서라는 점에서 일단 의심을 해 볼 수밖에 없고 이런 방식 자체에 문제를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이와 연결해서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제가 취재를 하면서 언론학계에 물어봤어요. 최형우 교수님을 아느냐고... 다들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 언론학계가 그리 크지 않거든요? 그리고 교수 폭이 넓지 않은 대도 왜 모르는지... 추가 취재를 해본 결과 이 분은 저널리즘 분야의 전공도 아니고 관련 연구를 해 본 경험도 한 번도 없습니다. 이 분의 이력을 보면 판도라TV 대표이사, 한국 인터넷 마케팅 협회장을 지냈고 다음 커뮤니케이션에서 마케팅 사업 본부장으로 일을 했어요. 서강대에도 작년에 임용이 되었고 역시 저널리즘 수업 자체도 가르치지 않고 디지털 콘텐츠 기획과 마케팅을 강의를 하고 계신 분입니다.

◆ 변상욱> 디지털 콘텐츠와 마케팅 전문가이네요?

◇ 금준경> 네. 문제는 새누리당이 이 보고서를 이야기하면서 계속 ‘분야의 최고 권위자가 했다’라는 식으로 왜곡을 했었거든요? 정말 최고의 권위자에게 맡겨도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는 보고서를 이 연구를 해 본적도 없는 사람에게 맡겨 놓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상황이죠.

변상욱-김갑수의 스타까토는 유튜브와 팟캐스트/팟빵에서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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