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나온 아이폰 6와 6 플러스와 비교하면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으나,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3D 터치' 기능 도입이었다.
3D 터치는 간단히 말해 터치의 압력을 구분해서 인식하는 기술이다.
아이폰 신모델들은 살짝 건드리는 '탭'(tap)과, 약간의 힘을 가해 누르는 '누름'(press)과 더 힘을 주어 '꾹' 누르는 '깊이 누름'(deep press)을 구분해서 인식한다. 물론 예전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짧게 누르는 경우와 오래 누르고 있는 경우도 당연히 구분한다.
기자가 시험해 본 결과 누르는 방법에 따라 아이폰의 반응이 달리 나타났다.
'탭'의 경우는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띄우거나 브라우저 등을 전체 화면으로 띄워 해당 정보를 보여 주는 화면으로 이동한다. 이는 예전 모델들과 마찬가지였다.
이메일 앱을 '탭'했더니 이메일 앱의 받은 편지함이 뜨며 발신자, 제목, 본문 앞부분 등 정보가 보였다.
그런데 여기서 이메일을 하나 골라서 가볍게 '누름'을 했더니 '엿보기'(peek) 기능이 작동해서 이메일 내용 중 꽤 많은 분량이 받은 편지함 위로 떴다.
여기서 '엿보기'만으로 내용 파악이 충분히 가능하고 추가로 할 일이 없을 경우 손을 떼면 화면이 받은 편지함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엿보기' 상태에서 손가락에 힘을 조금 더 줘서 누르면 '튀어나옴'(pop) 기능이 작동해서 상세한 내용이 나왔다.
문자메시지로 웹사이트의 링크를 받은 경우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했다.
즉 가볍게 누르고 있으면 해당 사이트의 내용이 일부 보였으며, 여기서 손을 떼면 원래 보던 화면으로 되돌아갔지만 더 힘을 주어 누르면 전체 화면으로 브라우저가 뜨면서 사이트가 완전히 열렸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홈 화면에서 전화 앱 아이콘을 적절한 압력으로 누르니 전화 앱 자체가 전체화면으로 뜨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즐겨 찾기' 연락처가 떴다.
애플은 이와 비슷한 '포스 터치'를 올해 4월 나온 애플 워치와 맥북 프로에 도입했으나, 맥북 프로는 화면이 아니라 트랙 패드에 이 기술이 적용됐고 애플 워치는 작은 화면에 이 기술이 쓰였다. 또 '탭'과 '누르기'를 구분했을 뿐, 어느 정도 압력으로 누르느냐에 따른 추가 구분은 없었다.
이 때문에 아이폰 6s와 6s 플러스에 도입된 3D 터치는 애플 워치의 경우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기술이 됐다.
대략 얘기하면 '누르기'는 '엿보기'나 '즐겨 쓰는 기능'에 대응하고, '깊이 누르기'는 '해당하는 정보나 행동으로 직행하기'에 대응하는 셈이다.
화면이 크고 키보드와 마우스 등 입력 도구가 다양한 PC와 달리, 화면이 작고 입력 방법이 손가락 터치나 음성 외엔 없는 스마트폰에서는 이렇게 터치 방식에 따라 입력 내용을 달리하는 것이 유용하고 편리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런 압력 구분에 따른 입력과 인터페이스는 새로운 것이어서 기존 사용법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혼란을 느낄 소지가 있는 점도 사실이다.
또 '누르기'와 '깊이 누르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동작으로 연결되는지에 관한 애플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는 한, 입력 방식과 동작의 관계가 모든 앱에 걸쳐 일관성 있게 적용되지 않을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