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은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서울형 창조경제를 언급하며 “박 대통령께 서운했다”고 말했다.
정색하고 한 말은 아니지만 최근 새누리당 차원의 '박원순 견제' 움직임이 일고 있던 터라 박 대통령에 대한 박 시장의 감정 일단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조연설은 서울시정 전반에 관한 것이었지만 상당 시간이 R&D, MICE(의료관광전시산업), 복지, 문화 등을 통한 경제 활성화 사업에 할애됐다.
우리나라 GDP가 10년째 정체돼있는 안타까운 상황을 언급하며 도시발전의 새 패러다임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설명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은 이 같은 서울형 창조경제를 강조한 지점에서 나왔다.
그는 "내가 서울형 창조경제를 이야기하니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 따라하기라며 비판하지만 나는 더 좋은 것을 위해서는 실용적으로 접근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서울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개소하면서 자신을 배제한 사례를 들며 "서운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월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문화창조융합벨트' 출범식에서 남경필 경기지사는 초대하면서 서울시장인 자신은 쏙 빼놓았던 일을 꼬집은 것이다.
박 시장은 이날 몇 차례 더 진영 논리에서 탈피한 자신의 실용적 행정을 은연중에 과시했다.
마곡지구 도시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도 "이 사업 역시 이명박 대통령이 고민하고 오세훈 시장이 구상한 것"이라며 자신이 세계적인 융복합단지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의 자연화를 통한 관광자원화 사업 역시 자신이 먼저 최경환 부총리에게 요청해서 정부와 서울시의 협력 사업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의 최근 남북긴장 문제 대처방식에 대해서는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박 시장은 기조연설 뒤에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남북관계 해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문가 의견을 다 듣고 때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한 데 대통령께서 잘 처리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경찰청과 문화재청의 제동으로 난항을 겪는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에 대해서도 "경찰과 문화재청이 결국은 협조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기 위해 필요한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광화문광장 확장 사업에 대해서도 꼭 필요한 사업으로 다시 청와대와 중앙정부를 설득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