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협회는 4일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에서 개막한 'SeMA 예술가 길드 아트페어'와 관련해 "공공기관인 서울시립미술관이 미술관으로서 본분과 기능에 어긋나는 '상업적 아트페어'를 전시라는 명목으로 진행한다는 점에 개탄한다"고 밝혔다.
화랑협회는 이날 '서울시립미술관인가 서울시립갤러리인가'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아트페어 개최는 "미술관은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 관리, 보존, 조사, 연구, 전시, 교육하는 시설로서 본연의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윤리 강령에도 명시돼 있는 점으로 한국위원회 이사인 서울시립미술관은 관련 규약을 따라야 한다"며 "이 규약에선 미술관 종사자는 특정 거래업자, 경매인 또는 감정인을 일반인에게 소개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고 전했다.
화랑협회는 미술관은 시장 기능에 개입하지 않도록 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며 작품 거래나 유통 행위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서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랑협회는 박원순 서울시장, 시립미술관, 전시 총감독에게 판매행위를 중지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공개 사과해야 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에 대해 예술가 길드 아트페어는 "예술가들의 지속적인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자생적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순수한 취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관장은 "작가와 컬렉터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갤러리에도 이곳을 방문, 작가를 발굴하도록 안내했다"며 "우리는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일 뿐인데, 곡해를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아트페어는 "시장이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미술관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추진한 일"이라며 "작가들을 지원하려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랑협회는 매년 국내 최대 미술품 장터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를 열고 있는데 올해 행사는 10월 개최할 계획이다.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우려에 대해 화랑협회의 한 관계자는 "다른 곳도 아니고 시립미술관에서 아트페어를 개최한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