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안도현이 28일 세월호 참사 500일째를 맞아,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한 장의 사진 속 글귀다.
이 사진 속 흰 종이 위에는 '세월호 참사 500일 작가행동'이라는 제목 아래 이 글귀가 담겨 있고, 그 옆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듯 푸른 잎사귀를 지닌 줄기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시인 안도현이 참여한 세월호 참사 500일 작가행동은, 한국작가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500일을 맞아 참사의 슬픔과 진실을 기억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작가회의 회원들은 참사에 대한 소회와 발언을 짧은 글로 적어 각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페이스북, 텔레그램, 트위터 등)에 올리고 있다.
시인 김수려는 검은 옷을 입고 흰 국화를 든 이의 뒷모습이 담긴 사진 안에 '흐리고/ 가끔 생각하기?/ 아니 아니/ 언제까지나 생각하기'라는 짧은 글을 심어 넣었다.
시인 문계봉은 '그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고/ 또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아프고 엄중하게 다시 묻는 가을의 초입니다'라고 적은 손글씨를 찍어 올렸으며, 시인 정세훈도 '수장된, 세월호를 인양하라! 진실을 인양하라!'라고 적힌 손펫말을 든 사진을 게재했다.
소설가 심영의는 '세월호 참사 500일 작가행동, 진실을 인양하라'라고 쓰인 손팻말을 든 사진과 함께 '세월호 참사 5백일이 되는 날이지요. 정부에서는 미수습자 유실 방지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군요. 저들은 애초에 살릴 의도가 없었던 게지요. 그 이상의 것이야 짐작뿐 확실하진 않고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기껏 작은 피켓 하나를 만들어 학교 중앙도서관 앞에서 얼마간 서 있다 온 것 정도네요. 지나가는 아이들은 무심하더군요. 날도 흐리구요. — 전남대학교에서'라는 글귀를 올렸다.
시인 신철규는 '인간이 인간에게 이럴 수는 없다. 진실만이 우리를 다시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 물의 감옥에 갇혀 있는 실종자들을 하루 빨리 건져올려야 한다' '세월호 앞에서 이 세계는 벽이 되었다. 우리를 짐승처럼 가두고 억누르고 짓밟았다. 지금까지 쌓인 슬픔이 그 벽 안에서 흘러 넘치고 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그 벽을 부수어서 이 슬픔을 골고루 나누어 가지는 것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작가회의 측은 "이 행동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과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연대의 촛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