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도발' 언제할까…저강도 장기전 '노림수'

게릴라식 도발 장기화로 위기상황 '뉴노멀' 획책…천안함 등 고강도 전략서 선회

(사진=노동신문)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과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이어 3차 도발을 위협하며 위기상황의 장기화를 획책하려는 조짐이다.

특히 도발 유형 면에선 치고 빠지기식의 게릴라성 저강도 전술로 우리 군의 대응을 어렵게 하는 신종 수법이다.

북한은 지난 20일 오후 3시 53분과 4시 12분쯤 각각 14.5㎜와 76.2㎜ 포탄을 남쪽으로 기습 발사했다.

하지만 이들 포탄은 각각 야산과 군사분계선(MDL) 남쪽 700m 지점의 DMZ 안에 떨어져 우리 군 전방초소의 피해는 전혀 없었다.

우리 군에 실질적 타격을 입힐 목적이라면 사거리가 긴 곡사포를 쏘았어야 할텐데 직사화기를 사용한 이유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의 입장에서 볼 때, 맞기는 했지만 뚜렷한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어서 보복을 하기도 안 하기도 어려운 애매한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다.

때문에 군은 북한군의 포격도발 후 155㎜ 자주포로 반격을 가했지만 그동안 공언했던 것처럼 도발 원점을 직접 가격하지는 않았다.

북한군의 이런 교묘한 술책으로 인해 포격도발에 대한 사실 확인 자체도 시간이 꽤 걸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지난 4일 발생한 지뢰도발은 장병 2명이 중상을 입는 등 우리 군에 직접적 피해를 줬다.


하지만 이는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에 비하면 도발의 강도가 크게 낮아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은 천안함 사건 같은 '고강도 충돌형'과 핵·미사일 시험처럼 강도는 높지만 직접 피해는 주지 않는 '고강도 비충돌형' 도발에서 '저강도 도발' 전략으로 노선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그동안 북한의 도발 유형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는 저강도 비충돌형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은 20일 밤 김정은 제1비서 주재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21일 오후 5시(평양시간)부터 전방지역에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사진=노동신문)
북한 입장에선 저강도 비충돌형 도발이 우리 측 대응을 어렵게 한다는 점과 함께 기획·실행이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다.

굳이 오랜 준비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든 게릴라성 도발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21일 오후 서부전선뿐만 아니라 강원도 양구 등지에서 북측의 추가 도발이 의심됐지만 해프닝으로 그쳤다.

이와 관련, 북한이 스스로 공언했던 대로 22일 오후 5시 이후 실제로 3차 도발에 나설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예고한 시점 직후에 도발을 감행한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보다는 시간을 끌되 도발 징후를 높이는 식으로 피로감을 높이고 경계태세를 이완시킨 뒤 공격을 가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도발 지점이나 대상, 수단 역시 성동격서 식으로 예상 범위를 벗어날 공산이 크다.

문제는 이처럼 상시적인 도발과 위기상황의 장기화가 '뉴 노멀'(New Normal)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군사적 긴장 상황이 지속되는 것에 지치게 하고 여론 분열을 유도하는 한편, 국외적으로는 국가 신인도(Country Risk)에 타격을 가하려는 북한의 신종 전략인 셈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