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민영화를 위해 몸집을 줄인 우리은행은 민영화가 지지부진하면서 줄인 몸집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금리 인하 등 여파로 지난 2분기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분기별로 역대 최저 수준인 8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00억 원 감소한 액수다.
올해 2분기 국내 은행 순이익도 지난해 2분기보다 2000억 원 줄어든 2조 2000억 원에 그쳤다.
이처럼 은행 부문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하나와 농협 등 금융지주회사들은 비은행 부문 수익 증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과 보험, 증권 업무를 함께 처리하는 복합점포 개설도 그 일환이다.
금융연구원 임형석 은행·보험실장은 11일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수익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복합점포가 활성화하면 수익 다변화에 활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에 복합점포는 남의 얘기일 뿐이다.
정부가 민영화 편의성을 이유로 국내 금융기관 최초였던 지주회사 체제를 포기하고 증권과 보험 부문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은행 부문 수익성 악화는 당분간 지속된다는 게 금융권의 일반적 전망이다.
사실상 은행 일변도인 우리은행은 그만큼 위험 관리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상환 연구위원은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가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지주사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덜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영화는 기약이 없는데 경쟁 상대인 금융지주사들은 잰걸음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우리은행이 처한 갑갑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