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농약 중독 사고…범죄 악용 우려

경북 상주에서 제초제를 넣은 음료수를 마신 할머니가 숨지는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되풀이되는 농약 중독 사고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경북 상주의 한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6명이 나눠마신 사이다 음료수의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제초제 성분의 농약이 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제초제는 현재 판매가 금지된 원예용 농약이다. 농가에서는 오래 전 구매해둔 농약이 남아있거나, 비공식적인 경로로 소유하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이와 비슷한 농약 중독 사건이 농촌과 도심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전남 함평의 한 경로당에서 살충제 성분이 든 비빔밥을 먹은 노인 1명이 숨지고 5명이 치료를 받았다.


이듬해 충북 보은의 한 식당에서도 농약이 들어간 밥을 먹고 주민 6명이 구토와 어지럼 증세를 보이다 1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지난 2004년 대구 달성공원에서는 벤치에 놓여진 살충제 요구르트를 마신 노숙인 1명이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

당시 경찰은 고의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나섰지만 유입 경로조차 파악되지 않아 사건은 모두 미궁속으로 빠졌다.

이같은 고독성 농약물 중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농약물 관리는 사실상 판매업소에만 맡겨져 있는 실정이다.

농약 구매자의 정보 기록과 안전교육 시행은 모두 농약 판매업체가 해야 할 몫이다.

상주시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농약 구매자에게 농약 보관 시 주의사항 등을 일러주지만 작은 시골 농가에서 이런 것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독성 농약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큰 만큼 철저한 관리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농약중독연구소 홍세용 교수는 "육안으로는 물과 구별이 어려웠던 무색무취 형태의 과거 농약품은 퇴출되는 상황이다. 제조 단가가 높아지더라도 색이나 냄새를 넣어 물과 구별되도록 농약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와 더불어 농약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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