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불상, 日 반환 대신 유네스코 기탁해야"

일본이 약탈한 문화제, 국제분쟁화 전략 필요

- 동조여래입상, 현재 소유권 분쟁 없어 일본으로 돌려주게 돼.
- 통일신라 국보급 문화재인데 日도 당시 관리 허술하게 해.
- 정부, 약탈 문화재 돌려달라 집요하게 이야기 안해. 외교적 참사.
- 유물 보유 시 정당한 절차 거쳤음을 증명해야 하는 윤리규정 있어.
- 日에 정상적으로 입수한 증거 제시하라 요구했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7월 15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황평우 (은평역사 한옥박물관장)

◇ 정관용> 3년 전에 한국의 문화재 절도단이 일본 대마도에서 불상 두 점을 훔쳐서 국내로 들여온 바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한 점을 일본에 돌려보내기로 결정이 됐네요. 일각에서는 ‘한국의 외교 참사다’ 이런 평가도 나오고 설왕설래 말이 많아요. 전문가 의견 연결합니다. 은평역사 한옥박물관 황평우 관장입니다. 황 관장님 나와 계시죠?

◆ 황평우>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두 점을 훔쳤죠?

◆ 황평우> 네.

◇ 정관용> 동조여래입상하고 관세음보살좌상?

◆ 황평우> 네.

◇ 정관용> 어떤 문화재인지 소개해 주세요.

◆ 황평우> 그러니까 동조여래입상은 동으로 만든 여래입상인데요. 높이가 한 38.2cm되고 무게가 4.1kg 정도 되는데요. 지금으로 말하면, 우리나라로 말하면 일본 국가지정 중요문화재인데 이게 아마 우리나라로 치면 보물급에 해당되는 문화재이고요.

◇ 정관용> 국보급은 아니고 보물급입니까?

◆ 황평우>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언제 만들어진 것이죠, 이게?

◆ 황평우> 통일신라 때 것으로 추정을 합니다. 양식 면에서 보면 통일신라 때 만든 것과 거의 흡사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고요. 그리고 이렇게 40cm 가까이 되는 입상이 있는 경우는 드물죠. 만약에 우리나라 같았으면 국보가 됐을 겁니다.

◇ 정관용> 아, 국보급이다?

◆ 황평우> 네, 그렇죠.

◇ 정관용> 또 하나 관세음보살좌상은 어떤 겁니까?

◆ 황평우> 관세음보살좌상은 앉아계신 모습으로 계신 것인데요. 부석사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영주 부석사가 아니고 서산 부석사입니다. 부석사에서 고려시대 때 왜구의 약탈에 의해서 훔쳐간 것으로 이렇게 추정을 하고 있는데 이 두 점 중에서 관세음좌상 같은 경우는 ‘지금 현재 소유권 분쟁이 있기 때문에 돌려줄 수 없다’ 이렇게 된 것이고 동조여래입상 같은 경우는 ‘소유권 분쟁이 없기 때문에 돌려준다’ 검찰에서 발표를 이렇게 했죠.

◇ 정관용> 2012년에 문화재 절도단이 대마도에서 훔쳐왔는데 이것을 본인들이 자진해서 우리 국가정부에 기증하거나 이게 아니라 누구에게 팔려다가 적발된 것이죠?

◆ 황평우> 그렇죠. 사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되는 게 한국에서 가져와서 파는 것도 문제가 심각한 거죠. 기본적으로 문화재를 훔치면 안 되는 건데요. 일본에서 사실 이 문화재가 없어지고 난 다음에 21일 만에 알았어요. 무슨 이야기냐 하면 일본에 제가 현장을 바로 방문을 했는데 도난경보장치나 또 국가보물에 준하는 어떤 관리상태 또 그 다음에 보안상태, 이런 것들이 전혀 없었고요. 그다음에 관세음보살좌상 같은 경우는 무인사찰로 해서 그러니까 세 달 전에 달력이 그대로 있었거든요. 그래서 일본도 사실 크게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저는 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결국은 관리를 제대로 못 했으니까 도난당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 황평우> 물론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이게 이제 우리가 훔쳐온 것이고 그것을 일본이 알면서부터 계속 일본은 ‘도둑들을 비호하지 말고 빨리 그 문화재 반환해라’ 우리 정부한테 요청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한참 시간을 결국 경과하다가 결국 한 점은 돌려보내기로 결정했고 또 한 점은 아까 소개하신 것처럼 국내 서산 부석사하고 소유권 분쟁이 있기 때문에 그 분쟁이 끝날 때까지 결정을 보류한다는 상태 아니겠습니까?

◆ 황평우>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 결과 어떻게 평가하세요?

◆ 황평우> 저는 조금 전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이것은 외교적 참사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일본이 이 문화재를 돌려달라고 했을 때 그러면 우리 한국정부는 과거 일제강점기나 임진왜란 이후부터 쭉 그동안에 한국에서 약탈해간 문화재에 대해서 과연 얼마만큼 돌려달라고 했느냐. 예를 들자면 저도 문화재 환수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요. 일본 당국에다가 우리나라 정부 관료나 외교부에서 우리 약탈당한 문화재를 돌려달라고 이렇게 집요하게 이야기한 적이 있느냐. 저는 없다라는 것이죠. 그런데 지금에 와서 일본이 예를 들어서 국제박물관협회(ICOM)나 ICPRCP, ICPRCP가 뭐냐 하면 약탈문화재 환수를 위한 정부 간 위원회, 유네스코 조직인데요. ICOM에서는 뭐라고 했느냐면 박물관이나 해당 국가에서 이 유물을 보유했을 때는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 보유했다라는 것을 증명을 해야 합니다. 그런 윤리규정이 있습니다. 그다음에 ICPRCP에서는 뭐라고 얘기를 하느냐 하면 이런 분쟁이 있을 경우에는 얼마든지 국가에서, 우리 한국 같은 국가에서 이 분쟁을 예를 들어서 요구할 수 있는 거예요. 분쟁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은 먼저 일본으로부터 ‘당신네들 나라에서 이것을 정상적으로 입수한 것이라는 근거를 다오’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러면 우리 정부에서 일본이 정상적으로 입수했다라는 것을 밝혀달라고 요구라도 했었어야죠. 제 기억으로 문화부장관이 우리 정부에서 한 번인가 한·중·일 문화부장관 회담할 때 딱 한 번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 이후에는 일본정부는 꾸준히 요구할 때 우리는 외교적인 맞대응을 전혀 못했다라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이번에는 외교적 완전 참사다,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우리 문화재가 일본에 몇 점이나 있어요?

◆ 황평우> 기본적으로 문화재 연구소에서는 15만점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제가 판단할 때, 저도 많이 일본을 방문했는데 사실 일본에서는 국가가 보유하는 것보다 민간인이 가져가서 몰래 팔고 한 것, 예를 들어서 우리 오구라 컬렉션 같은 경우는 단순히 국립동경박물관에다가 기증했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은 일부 좋은 유물들은 이미 골동품시장에 다 팔았거든요? 그런 증거가 나오는데 제가 알기로는 100만 점이 넘습니다, 일본에는요.

◇ 정관용> 그래요? 물론 말한 것처럼 국내에서 누가 훔쳐다가 돈 받고 판 것들도 있겠지만 임진왜란 내지는 일제식민시대 약탈당하고 뺏긴 게 훨씬 많겠죠?

◆ 황평우> 그럼요. 사실 아시지만 임진왜란보다 그 7년 후에 정유재란이 일어났죠? 그때 약탈당한 건 정말 아마 우리나라 문화재들이 거의 70에서 80%가 일제나 왜구에 의해서 파괴되고 노략질 당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한국정부가 또 문화재청이나 이런 당국에서 국제회의를 갔을 때 꾸준히 요구를 계속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국제회의에서는 이런 것들이 근거가 남기 때문에 한국이 만약에 환수노력을 안 했다고밖에 할 수가 없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일제 때 내지는 임진왜란, 정유재란 때 약탈당했다라는 것을 우리가 입증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박물관에 그런 게 있으면 ‘당신들이 그거를 정당한 경로로 입수했는지를 당신들이 입증해라’ 이렇게 요구를 하는 것이 국제적 기준이라는 거죠?

◆ 황평우> 그렇죠. 유네스코가 그렇게 됐죠. 일반적으로 형사법에서 보면...

◇ 정관용> 알겠습니다.

◆ 황평우> 이해 가시죠? 우리는 국제분쟁에서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는데 요구를 안 했다는 거죠.

◇ 정관용> 아니, 지금 말씀하신 관세음보살좌상은 서산 부석사하고 소유권 분쟁이 있지만 우리 법원에서는 서산 부석사 측이 어떻게 이걸 빼앗겼는지 입증하지 않으면 서산 부석사의 소유를 인정할 수가 없어요, 사실 우리 법에 의해서는.

◆ 황평우> 맞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제가 계속 주장하는 게 이런 겁니다. 일본으로 당장 돌려주기보다는 저는요, 관세음보살좌상이나 동조여래입상, 이 부분 같은 경우를 유네스코에다가 일단 기탁을 하자. 무슨 얘기냐면 일본으로 돌려주지 말고 유네스코에 기탁을 해서 국제 분쟁화를 시키자는 거예요. 왜냐하면 유네스코에 가서 일본이 그동안에 약탈했다는 것에 대해서 이번에 일본의 산업유산 얘기했듯이 우리가 일본의 강제동원에 대해서 계속 주장을 하자고 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 불상들을 유네스코에다가 맡겨놓고 국제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여론화를 시키자는 거죠. 일본으로 바로 돌려줄 부분이 아니라 국제분쟁을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내서 전 세계 사람들한테 일본이 조선시대나 그다음에 고려시대나 일제강점기 때 근대시기에 이런 수많은 약탈을 했다는 걸 알려내자는 거예요.

◇ 정관용> 지금 황 소장님 말씀하신 것 가운데 일제시대나 또 임진왜란 등등 때 많은 약탈물이 있었다, 또 그런 문화재가 지금 일본에 많다, 이런 주장을 오래 전부터 또 앞으로도 계속 해야 한다는 건 제가 100% 동의하는데 이번에 이 두 점의 경우는 분명히 훔쳐왔다는 것이 입증됐고 우리가 그 도둑들을 잡아서 형사처벌까지 한 사안 아닙니까?

◆ 황평우> 그렇죠.

◇ 정관용> 그렇다면 아예 그냥 초반부터 싹 돌려줘버리든지 그러면서 우리 약탈 문화재에 대한 문제제기를 강하게 하든지 아니면 문제제기 됐을 때 초반에 유네스코에 딱 기탁을 해버리든지 그 둘 중의 하나가 좋았을 텐데 이렇게 시간만 끌다가 하나 돌려주고 하나는 좀 이따 결정할게, 이거는 정말 문제가 있군요.

◆ 황평우> 정말 잘못한 것이죠. 그리고 조금 전에 말했지만 지금이라도 유네스코에 기탁하는 게 저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요. 정말 아무 것도 못하고 그냥 뺨맞은 꼴이 된 거죠.

◇ 정관용> 네, 우리 황병우 관장의 아이디어 정말 정부가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네요. 오늘 고맙습니다.

◆ 황평우>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은평역사 한옥박물관 황평우 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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