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 기근’ K리그, 이근호-지동원은 어떨까

소속팀 주전 경쟁 심화-K리그는 수준급 공격수 유출

수준급 공격수들이 하나둘씩 K리그를 떠나고 있다. 그렇다면 당장 데려올 공격수는 없을까. 국가대표 경력에 K리그에서도 검증된 선수가 있다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까.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나란히 1, 2위를 기록 중인 전북과 수원은 최근 간판 공격수 에두와 정대세를 각각 중국 2부리그 허베이 화샤싱푸,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로 떠나보냈다.


허베이는 선수는 물론, 전북이 거절할 수 없는 엄청난 금액을 제시해 에두를 데려갔다. 시미즈의 경우는 계약 기간이 6개월 남은 상황에서도 소속팀으로부터 계약 연장 제안을 받지 못한 정대세를 상당히 저렴한 금액에 데려갔다.

전북과 수원은 남은 시즌을 위해 발 빠르게 새로운 공격수를 찾고 있다. 하지만 시즌 중 정보가 없는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는 것은 분명 모험이다. 이 때문에 두 팀 모두 K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검증된 공격수 김신욱(울산)의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김신욱의 이적을 '최상의 선택'이라고 한다면 김신욱 못지않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선수들도 충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과거 K리그는 물론,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이근호(엘자이시)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근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카타르에 진출했지만 브라질 출신 호마리뉴에 밀려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이근호-지동원, 너무나 매력적인 ‘K리그 출신’

이근호는 현재 카타르 스타스리그 엘자이시 소속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에 지난해 9월 군 전역 후 엘자이시로 이적했다. 하지만 엘자이시에서 이근호는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리그 18경기에 출전해 2골 6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새로운 소속팀에서 입지가 불안해진 탓에 2015 호주 아시안컵도 참가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엘 자이시는 지난 8일 우즈베키스탄의 유망주 사르도르 라시도프를 영입했다. 라시도프는 지난 아시안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우즈베키스탄의 차세대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타스리그가 외국인 선수 3명에 아시아쿼터 1명을 보유하도록 하는 만큼 라시도프는 이근호의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크다.

이근호는 K리그에서 7시즌을 뛰며 145경기에서 50골 24도움으로 상당한 기록을 남겼다. 덕분에 일본 J리그의 러브콜을 받아 이적한 것은 물론, 유럽리그도 노크할 수 있었다. 30세의 나이도 축구선수로서 여전히 전성기를 구가하기에 충분하다는 점에서 이근호는 매력적인 카드다.

이근호보다 어린 지동원은 장기적인 안목에서도 충분히 활용가치가 크다. 여전히 20대 초중반의 어린 나이인 만큼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해외진출이 성사될 경우에는 거액의 이적료도 손에 넣을 수 있다.

지동원의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는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과거 독일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던 베테랑 공격수 클라우디오 피사로, 케빈 쿠라니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지동원은 2010년 K리그에 데뷔해 1년 반 동안 39경기에 출전해 11골 5도움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K리그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직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잉글랜드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지 못한 지동원은 임대를 거쳐 독일에 새롭게 터를 잡았다.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듯 했던 지동원은 결국 부상에 막혀 불안한 입지가 계속됐다.

지동원은 2014~2015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얻지 못한 채 씁쓸하게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마르쿠스 바인치얼 감독은 지동원을 향한 신뢰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능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부활할 것”이라며 변함없는 기대를 보였다.

지동원은 군사훈련을 마치고 이달 초 아우크스부르크에 합류했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는 현재 베테랑 공격수 클라우디오 피사로, 케빈 쿠라니의 영입을 추진 중이다. 피사로는 최근 끝난 코파 아메리카에서 여전한 활약을 선보였고, 쿠라니 역시 러시아에서 이름값을 했다.

소속팀의 주전 경쟁은 더욱 힘겨워졌다. K리그는 수준급 공격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근호와 지동원의 K리그 복귀는 ‘제2의 도약’을 위한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거액의 이적료는 분명 부담스럽다. 하지만 최근 K리그에서도 서서히 활성화되는 임대는 외국에서는 더욱 널리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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