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대식 (강원대 과학교육학부 교수, 강원대 양서∙파충류 연구실)
여러분 바닷속 코브라라고 불리는 바다뱀을 아십니까? 코브라만큼 맹독을 품은 이 바다뱀, 주로 아열대 지방에 사는 종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도 일대에 이 바다뱀을 찾는다는 현상금 100만원짜리 공개수배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이 현수막을 내걸은 주인공이십니다. 강원대학교 양서파충류연구실의 박대식 교수를 만나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박대식> 네, 안녕하세요. 박대식입니다.
◇ 박재홍> ‘바다뱀을 찾습니다.’ 이 현수막을 거셨는데 그 이유가 뭔가요?
◆ 박대식> 저희가 바다뱀 연구를 한 2년 전부터 시작 했는데요. 저희가 직접 잡으려고 여러 시도를 해봤는데 너무나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현지에 있는 어부들이나 어업인들 한테도 협조를 구하고 싶어서 현수막을 걸게 되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살아있는 상태든 죽어있는 상태든 발견한 분께는 최대 현상금 100만원을 주시는 건가요?
◆ 박대식> 네, 그렇습니다. 그 돈은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로 샘플이 필요하기 때문에 드릴 예정입니다.
◇ 박재홍> 개인적으로 교수님이 주시는 거예요?
◆ 박대식> 그럼요. 제가 개인적으로라도 꼭 필요해서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 박대식> 제가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요. 우리나라의 바다뱀이 남한하고 북한하고 합쳐서 3종이 기록돼 있습니다. 바다뱀의 크기가 한 1.5에서 2m 이상이 되거든요. 이렇게 큰 척추동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연구가 안 돼서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이라 제가 시도를 해보게 된 것입니다.
◇ 박재홍> 한반도에 있는 바다뱀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 연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현상금까지 거신 거군요.
◆ 박대식>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 바다뱀 독이 엄청나다면서요? 코브라만큼 심각하다고 들었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 박대식> 그렇습니다. 이 바다뱀이 분류상으로 코브라과 안에 들어 있습니다. 바다뱀도 코브라하고 같은 독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 박재홍> 그렇군요.
◆ 박대식> 그래서 우리나라에 있는 어떤 뱀보다도 강한 독을 가지고 있고 신경계 쪽을 마비시키는 독을 가지고 있어서 물리게 되면 사망 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독을 가지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쉽게 말하면 바다 코브라네요?
◆ 박대식>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이 바다뱀이 장어랑 비슷하게 생겨서 장어랑 헷갈리시는 분들이 있다면서요?
◆ 박대식> 그런 경우도 있는데요. 뱀에 대해서 조금만 아시면 헷갈리지는 않으실 거예요. 물고기하고 다르게 비늘이 아주 또렷합니다, 뱀이기 때문에요. 그런 부분을 보시면 되겠고요. 다른 하나는 배면은 아주 노란색이고요. 등 쪽은 검정색, 꼬리 부분은 검정색이랑 흰색이라서 알록달록하게 돼 있는 무늬를 가지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딱 보면 뭔가 매력적으로 생겼겠네요. 색깔도 좀 특이하고요?
◆ 박대식> 그렇죠. 알록달록하고 대단히 예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다고 또 함부로 잡으면 큰일 나겠죠? 코브라 맹독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 박대식> 그렇습니다. 육지에 사는 독사를 생각하시면 아주 뾰족한 독니를 떠올리시는데 바다뱀은 그렇진 않습니다. 바다뱀 이빨은 길이도 짧고 뭉뚝한 형태로 돼 있거든요. 그래서 물리는 경우는 적은데, 물리게 되면 아주 위험해서 조심하셔야 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바닷 속의 뱀이라니 참 신기합니다. 주로 사는 곳은 어디입니까? 해안가나 이런 데 올라오기도 합니까?
◆ 박대식> 바다뱀을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 그룹 같은 경우는 바다에서 태어나서 새끼들 낳고 바다에서만 살다가 바다에서 죽는 그룹이 있고요. 다른 한 그룹 같은 경우에는 먹이는 바다에서 먹지만 육지로 올라와서 휴식도 취하고 그다음에 새끼를 낳을 때도 육지에 알을 놓는 그룹이 있습니다.
◇ 박재홍> 하나는 바다에서만 사는 바다뱀이고, 수륙 양용 바다뱀이 또 하나 있다는 건데요. 우리나라에 있는 바다뱀은 어느 종류인가요?
◆ 박대식> 우리나라에 있는 바다뱀은 현재까지는 모두 다 바다에서만 사는 종으로 기록이 돼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렇다면 발견하기 어렵겠네요.
◆ 박대식> 네. 그런데 저희가 어부들을 만나서 인터뷰도 하고 사진을 보여드리면서 확인을 해 보니까요. 뒤쪽 그룹에 속하는, 즉 바다하고 육지를 왔다 갔다 하는 그런 그룹도 있는 것으로 저희가 확인을 했습니다.
◆ 박대식> 가능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육지와 바다를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해수욕장 근처에 모래가 있는 곳에 나와서 몸을 말리는 행동도 하거든요. 아직 우리나라엔 관찰은 되지 않았지만 열대나 아열대지방에서는 모래 사장에 나와서 관찰되는 빈도가 상당히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혹시라도 해수욕장에서 울긋불긋한 뱀을 한 마리 보시면 절대 만져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제주도에서 파란고리문어라는 열대성 맹독 문어가 발견됐잖아요. 바다뱀 역시 아열대 어종인데, 우리나라에까지 유입되는 이유는 역시 기후변화의 요소 때문일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대식> 예, 당연히 관련 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류 쪽에서 열대나 아열대 종들이 나타났단 기록이 계속해서 많아지고 있거든요. 그런 걸로 봐서는 바다뱀의 주 서식지가 열대나 아열대지방이지만 우리나라 쪽으로도 점점 확산이 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으로 본다면 물론 물리는 사고는 없어야겠지만 물렸다고 했을 때, 우리나라에 어떤 바다뱀이 사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 대처를 전혀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 박재홍> 그렇죠
◆ 박대식> 뭐한테 물렸는지도 모르니까. 그런 의미에서 연구가 상당히 중요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지난주 강원도 저수지에서 피라니아가 발견돼서 난리가 났지 않습니까. 저수지 물을 다 빼버리고 말이죠. 피라니아가 우리나라 기후에 적응해서 토착화하는 변종 가능성도 논의가 돼 우려가 컸었는데요. 바다뱀의 경우에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대식> 제가 어제 이메일을 하나 받았어요. 제주에 사시는 분인데 2004년도에 제주항에서 공사를 하다가 어린 바다뱀 10마리 정도를 동시에 보셨다고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10마리나요?
◆ 박대식> 네, 그렇게 10마리 어린 개체가 보이는 것은 번식을 했기 때문인데, 아마 수온이 조금 더 올라가고 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어딘가에 토착화돼서 번식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바다뱀을 다 잡으려고 바닷물 뺄 수도 없는 거니까 교수님이 연구를 더 열심히 하셔야겠네요. 만약에 바다 속에서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하다가 바다뱀을 딱 만나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 박대식> 뱀을 만나면, 먼저 사람을 공격 하기 위해서 쫓아오는 뱀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사람한테 도망을 가거든요. 그래서 만일 다이빙을 하시다 만나게 되면 절대 만지려하거나 공격하지 마시고요. 멋진 색을 가지고 헤엄을 치는 바다뱀을 한번 잘 감상을 하시면 일생에서 좋은 경험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 합니다.
◇ 박재홍> 공격하지 말고 예쁘게 사진만 찍으시면 되겠네요. 교수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대식>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바다뱀 얘기를 해봤네요. 강원도의 과학교육학부의 박대식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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