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정치민주연합 이찬열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주거복지사업 예산으로 잡힌 금액은 2조8761억원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10%에 가까운 2291억원이 불용처리됐다.
주택구입·전세자금 융자 예산 1조7200억원 가운데 6956억원이, 국민임대융자(다가구매입임대) 예산 4500억원 중 절반이 넘는 2898억원이 제때 쓰이지 않아 서민들의 혜택이 줄어들었다.
공공임대 융자 예산도 6000억원 가운데 4287억원을 쓰지 않았다. 준공공임대 주택 개량을 위한 예산 1000억원은 한푼도 쓰지 않고 전액 불용처리했다. 낡은 주택을 고치기 위해 예산을 책정해 놓고 그대로 묵힌 것이다.
다가구매입임대 출자 예산은 990억원을 다른 곳에 전용하기도 했다. 이들 예산은 무주택가구 등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쓰려던 것이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의 집걱정을 덜어주라'는 지난 1일 박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제3차 핵심개혁과제 점검회의에서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 및 서민주거비 부담 완화' 과제와 관련해 "국민이 주택 때문에 고통을 너무 많이 받고 있다"며 "행정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시대의 흐름과 맞춰서 또 국민의 수요와 맞춰서 어떻게든지 우리 국민이 젊은이고 중년이고 노년이고 '집 걱정 안 하고 살게 해주겠다' 하는 강한 의지를, 목적의식을 마음에 갖고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권에서 주거복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서민들에게 제대로 혜택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정부에서 서민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
이찬열 의원은 "주거복지 예산으로 배정된 2291억원을 불용한 것은 행정부가 서민을 배신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주거복지 등 서민경제를 살리는 대선공약들을 지켜서 민생고충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