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작·30분·요리…'심야식당' 韓 상륙작전 키워드

[제작발표회 현장] PD "원작 비교로 고민 많이해…한국화 했다"

2일 오후 서울 역삼동 라마다서울호텔에서 열린 SBS 드라마 '심야식당'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우, 최재성, 남태현, 정한헌, 주원성, 박준면, 손화령, 반민정,장희정, 강서연, 손상경. (사진=박종민 기자)
일본 만화 원작 드라마 '심야식당'이 국내에 상륙한다.

일본 원작, 국내 최초 30분 드라마, 요리. 배우들과 제작진이 밝힌 다른 드라마들과 차별화된 SBS '심야식당'만의 도전 키워드를 살펴봤다.

◇ 일본 만화 원작

동명의 원작 만화 '심야식당'은 일본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일본에서도 드라마로 제작돼 성공을 거뒀다. 만화 원작, 더욱이 일본 만화 원작이기에 제작진은 '한국화'에 몰두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황인뢰 PD는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어떤 차별점을 둬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일본색을 기술적으로 한국색으로 바꿀 수 있을까 생각도 했다. 원작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집필을 맡은 최대웅 작가는 "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 일본 음식과 한국 음식은 다르다. 음식을 바꾸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화된 것 같다. 재밌게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공동 집필을 맡은 홍윤희 작가 역시 "캐릭터들에 맞는 음식을 한국화시키는 것이 주된 작업이었다. 식문화가 달라서 없는 음식 별칭들이 있어서 어떻게 우리 음식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을 보탰다.

캐릭터에도 변화를 줬다. 한국의 일반적 정서와 맞지 않는 게이 캐릭터 등은 빼고, 일본 드라마에 등장하지 않는 '뚱녀' 캐릭터를 새롭게 추가했다.

국내에서 40만 부 가량이 팔린 인기 원작이기 때문에 부담감도 상당하다.

황 PD는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국에서 만들면 많은 비교가 되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더라"면서 "그 부분에 대해 고민도 많이 하고, 극적인 장치들을 마련해 놓고 있다. 가능하면 비교하지 말고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를 열심히 제작하고 있다는 것을 애정어리게 봐줬으면 한다"고 부탁을 건넸다.

최 작가는 "국내에서 제작된다고 하니까 '건들지 말라'는 댓글이 달렸는데 보고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 국내 최초 30분 심야 드라마

'심야식당'의 방송 시작 시간은 오전 12시 10분. 에피소드 한 편은 30분 안에 끝난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포맷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최 작가는 "제가 드라마 작가가 아니라 코미디 작가 출신이라, 짧게 쓰는 것이 특화돼 있다. 다른 드라마처럼 길게 담을 수 없어서, 함축적으로 사연을 풀어내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1시간보다는 30분이 '심야식당'과 어울린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1시간 짜리도 써봤다. 그런데 쓰니까 '막장', 삼각관계 이런 것들이 들어가더라. 30분 분량이 정답"이라면서 "일본 콘텐츠가 한국에 오면 늘어지고, 내용이 격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면 '심야식당'의 맛을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홍 작가는 최 작가와 의견을 같이하며 "30분 에피소드가 소소하고 잔잔해서 호흡이 늘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30분으로 압축돼 짧게 나가서 전개가 빠르다. 그런 정도가 적절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 요리 드라마

'쿡방'(Cook+방송의 합성어)이 대세가 된 지금, '심야식당'이 내놓을 '힐링' 레시피도 눈길을 끌고 있다. '심야식당'의 마스터가 어떤 음식을 요리하고, 내놓을 것인가. 이것은 '심야식당'의 주제를 결정짓는 중요한 소재다.

홍 작가는 "요즘 음식이 많이 대세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담고자 하는 것은 인생의 맛이다. 이것이 음식의 맛과 비교돼 같이 공유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생에 여러 맛이 있고 음식도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같이 융화돼 녹여낼 수 있을지 과제로 남아 있다"고 고백했다.

'심야식당'의 마스터 역을 맡은 배우 김승우는 능숙한 '칼질'을 꿈꾸고 있다.

그는 "투박한 칼질은 제가 잘하는데 현란한 칼질은 전문가 분들이 대신 해준다고 보면 된다. '김승우가 저 정도야?'라고 생각하면 그건 제가 아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촬영하면서 발전했다. 나중에는 대역을 거의 쓰지 않을 생각이다. 음식이 주가 되기 때문에 직접 요리하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한다. 또 가급적 맛을 본다. 평소에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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