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보강 22조원...당초보다 7조원 더 확대
정부는 3일 국무회의를 통해 ‘메르스 극복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2015년 추경예산안’을 발표했다. 추경예산안의 규모는 모두 12조원으로, 세입결손을 보전하기 위해 5조6천억원이 사용되고, 6조2천억원이 메르스와 가뭄 대응 등 재정지출에 활용된다.
세부적으로 ▲메르스 대응과 피해업종 지원에 2조5천억원, ▲가뭄 및 장마대책에 8천억원, ▲서민생활안정에 1조2천억원, ▲생활밀착형 안전투자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1조7천억원이 편성됐다.
정부는 여기에 기금운용계획 자체변경을 통해 3조1천억원의 지출을 추가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규모는 대략 1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공기업의 투자계획을 앞당겨 2조3천억원 규모의 선투자를 유도하고, 정부출연과 출자를 통해 신보와 기보,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등의 금융성 지원도 4조5천억원 더 늘리기로 했다.
이에따라 정부가 내놓은 재정보강 규모는 총 22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달 25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재정보강 규모(15조원)보다 7조원 가량 더 늘어났다.
◇ 경기위축 적극 방어...3%25대 성장률 지키기
메르스와 가뭄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에 더해, 경기회복세가 수그러드는 것을 적극 방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2013년 추경을 할 때 경제상황이 7분기 연속으로 성장률이 0%를 기록했는데, 지금은 5분기 연속으로 0%대 성장률이 예상되고, 메르스의 영향도 바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경기방어를 위한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추경 등 재정보강 대책을 통해 올해 0.3%p, 내년에 0.4%p 추가 성장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3%대 성장률을 지키기 위한 대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정부의 추경예산안이 8월부터는 집행이 시작된다는 것을 전제로 추산한 수치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6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시간을 끌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 냉각된 정국, 국회서 험로 예고...늘어난 재정적자도 부담
이에따라 여당인 새누리당은 오는 20일에는 추경안을 통과시켜 다음달에는 집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의 거부권 발동으로 정국이 냉각된 상태인데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에서 불과 10여일 만에 졸속으로 편성된 추경안을 국회에서 세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따라 추경안이 계획대로 오는 20일에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게다가 추경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도 부담이다. 정부는 11조8천억원의 추경 소요재원 가운데, 9조6천억원을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이렇게되면 국가채무는 GDP대비 35.7%에서 37.5%로 당초보다 1.8%p 증가하게 된다.
야당은 재정건전성 악화에 따른 보완책으로 추경과 동시에 법인세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이 또한 국회 심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