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6일부터 삼성서울병원에 레벨 D급에 해당하는 2만 3천여개 개인 보호구를 배포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의료진이 12명에 이르면서, 보호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26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 181번(26) 환자는 레벨 D급 전신보호복이 아닌 VRE 가운을 입고 진료하던 과정에서 메르스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 관계자는 "6일에 지침을 바꾸면서, 좀 더 세밀하게 상황별로 어떤 개인보호구가 필요한지에 대한 착용 기준을 권고했다"고도 했다.
다만 "병원별로 기준을 정할 당시, 삼성서울병원은 에어로졸이 발생할 때는 레벨 D급 전신보호복을 착용하고 일상적인 진료를 할 때는 수술용 가운을 입는 정책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어 "환자가 1명 발견된 이후에는 보건당국의 권고로 레벨 D급으로 기준을 일괄 상향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삼성서울병원은 레벨 D급 보호구를 지급받고도 자체 규정으로 일상 진료시 수술용 가운을 착용해온 셈이어서, 안일한 대응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보건당국은 "(17일) 전에 삼성서울병원이 정한 보호복 수준이 아주 많이 낮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단지 기침했을 때 비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안면에 대한 보호가 중요하다"며 노출 위험이 있음을 시인했다.
권덕철 총괄반장은 "181번 환자는 소매를 덮는 가운을 착용하고 벗고 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본인을 보호하지 못한 면이 없지 않아 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