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충분한 준비를 거쳐 문학동네 뿐 아니라 창비와 문학과지성사 등 3대 문학출판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개토론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학동네는 25일 편집위원 전체 이름으로 '독자 여러분에게 문학동네가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보도자료의 핵심은 "SNS와 언론을 통해 문학동네가 경청해야 할 말씀을 들려주신 권성우, 김명인, 오길영, 이명원, 조영일 이상 다섯 분께 저희가 마련한 좌담의 장에 참석해 주실 것을 청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문학동네는 사전에 5명의 문학평론가에게 좌담회의 의제와 형식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는 밟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초청자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명원 문학평론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왜 내 이름이 문학동네의 공지사항에 연락도, 사전 양해도 없이 올라가야 하느냐"면서 "정말 불쾌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사의 문제는 자사에서 일단 근원적으로 성찰하고 그 결과를 문인과 독자에게 정직하게 겸허하게 밝혀야지, 왜 나같은 사람을 문동의 홍보에 동원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노혜경 시인도 "문학동네의 공지는 실제로는 문학동네 독자들에게 '애쓰고 있소'를 보여주려는 퍼포먼스"라며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또 좌담회 참석 범위를 문학평론가 5인과 문학동네 편집위원 중 일부로 한정하고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문학동네의 방침에 대해서도 비난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조영일 문학평론가는 "신경숙 작가의 표절과 문학권력의 문제는 이제 문단 내부만의 일이 아닌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면서 "좌담회를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명인 문학평론가도 "좌담회의 공개가 필요하다"며 "좌담회의 의제와 토론 방법, 참가자의 범위, 결과의 공유와 확산 방법 등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전에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참가자의 범위에 대해서는 "문학동네와 문학평론가의 양자 구도가 아니라 창비와 문학과지성사 등 다른 대형 출판사와 문제의식이 있는 작가, 그리고 독자 등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전제들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문학권력'이라고 비판받는 현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문학동네가 좌담회를 '공격적 방어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학동네는 이번 신경숙 좌담회 개최 이유를 "소위 ‘문학권력’의 문제점 중 하나가 그 ‘폐쇄성’에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경숙 좌담회'의 추진 절차와 내용을 들여다보면 문학동네가 여전히 자신들만의 견고한 성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창비와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 등 3대 문학출판사와 그동안 '문학권력' 논쟁에 참여해온 문학평론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다.
한국작가회의 측은 "3대 문학출판사에서 이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오면 날짜와 패널 선정 등 구체적으로 세부계획을 잡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