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12일 시네마(영화관)·아쿠아리움(수족관)이 5개월만에 재개장했지만 안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까지 겹쳐 방문객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입점업체 "수수료, 전기·수도료도 못낼 판"
25일 제2롯데월드 운영사인 롯데물산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1일 평균 방문객은 7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주중과 주말로 나눠보면 각각 6만3천명, 9만2천명이 제2롯데월드를 찾았다.
이는 재개장(5월 12일)을 앞둔 지난 4월 주중(5만8천명)·주말(9만명) 방문객과 비교해 불과 8.6%, 2.2% 늘어난 규모다.
재개장 이후 다소 활기를 띠면서 5월 방문객 수가 주중 6만5천명, 주말 9만4천명까지 회복됐지만 메르스의 여파로 결국 재개장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재개장만 되면 다시 영업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입점업체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월드몰의 한 입점업체(식당) 점장은 "지난달 수족관과 영화의 재개장으로 매출이 영업정지 당시보다 60% 정도 늘어 희망을 가졌는데 이후 메르스 등의 영향으로 방문객과 매출이 다시 정체돼 걱정"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더구나 입점업체들은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일부 감면받았던 입점수수료, 광열·수도료 등을 이달부터 에누리없이 모두 내야하는 처지라 말 그대로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6개월동안 약 200억원의 수수료, 광열·수도료를 깎아 준 롯데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롯데 관계자는 "5월 재개장 후 6월에는 지난해 10월 첫 개장 당시 방문객 수(1일 약 10만명)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하고 지난달로 입점업체에 대한 감면·지원 대책을 종료했는데 6월에도 생각만큼 실적이 나오지 않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 이달내 '주차예약제' 폐지 합의 가능성
이 같은 '영업 위기' 속에서 롯데와 입점업체들은 메르스 사태의 진정과 주차 시스템 개선 가능성에 그나마 희망을 걸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롯데월드몰 개장 당시, 주변 교통 혼잡을 우려한 서울시 의견을 받아들여 '사전 주차 예약제'와 '주차요금 전면 유료화' 조건으로 쇼핑몰 사용 승인을 받았다.
주차 예약제는 쇼핑몰을 방문하기 전 유선전화·인터넷·스마트폰 등을 통해 예약을 해야만 주차할 수 있는 제도이다. 제2롯데월드의 주차 요금 부과 기준은 10분당 1천원(3시간 초과시 10분당 1천500원)이며 구매액에 상관없이 할인·감면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번거롭고 비싼 주차 시스템 때문에 지하 2~6층 2천756대 동시 주차 공간을 갖추고도 실제로 제2롯데월드몰 주차장을 이용하는 차량은 하루 약 400대(6월 1~8일 평균)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롯데는 서울시와 송파구에 주차예약제를 없애고 주차요금을 낮춰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한꺼번에 요구를 수용하기보다 교통 상황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주차 규정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주차예약제의 경우 당장 주변 교통에 미치지는 영향이 크지 않은만큼 롯데-서울시 협의 후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정도에 해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계적 완화 방침을 세우고 계속 협의하고 있다"면서 "휴가철 이전에 협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