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8개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와대가 대통령을 지키려고 광고로 언론을 탄압하고 있다”며 “<국민일보>에 광고를 주지 않은 과정을 규명하라”고 외쳤다.
특히 <국민일보>에 편집국장에게 전화해 “그게 기사가 되느냐”고 항의한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을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게 왜 기사가 되느냐’고 따지기 전에 왜 그런 설정 의혹이 제기되고 많은 패러디가 나왔는지 고민해 봤는가”라며 “‘살려야한다’ 문구 설정 의혹은 정부의 늑장 대응과 무능한 대처에 정보 차단으로 불안한 국민들의 분노와 불신이 표출된 한 사례일 뿐이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국민들의 뜻은 헤아릴 생각도 안 하고, 대통령이 기사를 보고 불쾌해 할까봐 아니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무조건 막으라는 게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할 일인가. 그렇게 할 일이 없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김 홍보수석을 파면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광고탄압을 하겠다는 뜻으로 보겠다”며 “이번 사건만은 메르스 대처처럼 갈팡질팡 하지 말고 명쾌하게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채수현 언론노조 SBS지부장은 이번 일을 “권력의 정점에 있는 청와대가 언론의 자유인 편집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이는 “참모 한 명을 바꿔서 될 일이 아니다. 김 수석 개인이 아닌 권력집단의 문제이다”며 “이 정권이 언론을 바라보는 시각이 민주주의 유지가 아닌 선전 선동을 위한 도구로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언련 이환기 공동대표는 “정부 광고는 국민이 꼭 알아야할 것을 알려야 한다는 취지에서 정부 공보만으로 부족하니 국민 혈세로 중앙언론에 일제히 광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국민일보>만 빼는 것은 그 신문을 보는 독자는 알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로, 이건 심각한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심각한 문제에 대해 아무도 해명 않고, 김 수석도 모른다고 하고 있다”며 “그러면 이 문제를 누가 해명하느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명하고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응분의 조치를 취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4일 <국민일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방문 당시 병동 벽에 '살려야 한다'는 문구를 두고 네티즌들이 "설정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고 인터넷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같은 날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국민일보> 박현동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게 기사가 되느냐"고 따졌고 박 국장이 "기사가 되고 안 되고는 우리가 판단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일 모든 종합일간지에 실린 정부의 메르스 대응 공익광고가 <국민일보>에서만 누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