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장은 18일 오전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블로그에 '신경숙 표절 사태를 해결하려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2002년 본인이 펴낸 <주례사비평을 넘어서>에 실린 문학평론가 김명인의 글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일부 구절을 먼저 소개했다.
이 글에도 신 씨의 표절 혹은 표절 혐의가 다른 이의 말을 빌려 언급돼 있다. 한 소장은 신 씨의 표절 문제는 적어도 2000년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논란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다시 제기된 신 씨의 표절 의혹에 대해 "작가 이응준의 지적은 충분히 논란거리가 될 만하다. 내가 보아도 깜짝 놀랐다"며 "누가 보아도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의 소산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한 신 씨를 옹호한 출판사 창비에 대해서는 "괜히 어설프게 나서서 논란만 키운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부분적인 실수보다 전체를 보아야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창비 측의) 곤혹한 입장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편집자로서 할 수 있는 말은 아닌 것 같다"며 "설사 변호사들이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하더라도 이것은 법의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다. 누가 보아도 표절한 것처럼 보이는데 어설프게 옹호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제 이 문제를 해결할 이는 신경숙 본인뿐이다. 본인이 나서서 충분히 해명을 하던지 사과를 해야 마땅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땅콩회항’의 조현아 꼴이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소장은 이번 논란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한국문학에 대해서도 염려했다.
"2002년 <주례사비평을 넘어서>가 나왔을 때 이 문제(표절 의혹)를 제대로 털어냈으면 지금의 논란은 없었을 것"이라며, "더구나 세상은 이미 이른바 ‘순(본격)문학’이라는 것을 외면하는 마당에, 이 문제를 적당이 뭉개고 넘어가려 했다가는 더욱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글을 써보고 책을 펴내보아서 부분적인 논란을 뛰어넘어 전체적인 시각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는 사람들은 침묵을 지킬 것이니 이 사태에 대해서는 앞으로 비판의 물결만 대세를 이룰 것"이라며, 때문에 "신경숙 작가가 직접 나서서 사태를 수습하는 일만 남은 것 같다. 그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 같다"고 신 씨를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