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운항 중인 쾌속선인 '줄리아아쿠아 호'의 선령이 20년에 다다르고, 새 쾌속선도 한 척 더 구해야 하는데 구할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쾌속선은 시속 25노트~34노트 사이의 속도를 내는 여객선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줄리아아쿠아호'를 포함해 정원이 3백 명 안팎인 쾌속선이 24척 있는데, 이 가운데 선령이 20년에 다다른 것이 20척에 달할 정도로 쾌속선이 노후화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해운법을 개정해 여객선 선령 기준을 강화해 기존 30년에서 25년으로 단축시켰다.
해운법 개정안은 오는 7월 7일부터 시행된다.
이같은 여객선 선령 기준 강화는 국내 쾌속선 운영사들에게 악재가 되고 있다.
국내 쾌속선 운영사들이 쾌속선이 급하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럽과 동남아 등 외국 선사들이 배짱을 튕기며 선박 가격을 크게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이영미 계장은 "외국 선사들이 우리나라 선사들에게 계약을 할 듯 말듯 하면서 쾌속선 가격을 올리고 있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선사들은 개정 해운법에 맞춰 선령이 7~8년 사이인 쾌속선을 선호하고 있다. 그래야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 선사들은 얼마 전까지만해도 선령이 7~8년 된 쾌속선을 30~40억 원에 팔았지만, 국내 쾌속선 선사들이 사정이 급하다는 것을 알고 요즘에는 2배 이상인 80억 원까지 가격을 올렸다.
새 배를 뜻하는 신조(新造) 가격인 100억 원에 근접해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10년 이하 선박들은 수가 많지 않고 17~18년 사이가 많은데, 이 배들 역시 60~70억 원으로 가격이 껑충 올랐다.
게다가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나라 선박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져 외국에서 우리 중고 선박을 선호하지 않고 있다.
중고 선박을 팔아야 새 배를 살 수 있는 우리 선사 입장에서는 사면초가에 몰린 셈이다.
'오션호프해운' 홍대영 이사는 "쾌속선의 외부 재질은 알루미늄이기 때문에 부식되는 경우는 드물고, 사고는 엔진 고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엔진을 바꾸면 여객선의 선령을 연장시켜주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