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14번 환자, 다른 환자·보호자와 화장실도 공유"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14번(35) 환자에 대한 삼성서울병원과 질병관리본부의 초기 정보공유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14번 환자를 통해 17명의 3차 감염자가 발생했고, 900여 명에 이르는 인원이 메르스에 노출됐다.

◇ "14번 환자, 다른 환자·보호자와 화장실까지 같이 사용"

7일 삼성서울병원과 14번 환자와 함께 응급실에 입원했던 A(52·여)씨 등에 따르면, 14번 환자는 평택굿모닝병원에서 폐렴으로 치료받던 중 증세가 나아지지 않아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병원 의료진은 14번 환자를 상대로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지'를 이용한 조사를 했다.

14번 환자는 폐렴 증상인 고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만 있을 뿐, 중동지역을 다녀오거나 메르스 확진 환자와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통상 5개의 질문에 2개 이상 해당되면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되나, 이 환자는 호흡기 증상이 있다는 1개 질문에만 해당됐다.

의료진은 또 14번 환자가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던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해당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만 실시했다.


14번 환자를 전담하는 의료진은 없었고, 특히 간호사 5~6명이 3교대로 근무하며 그와 다른 환자들을 모두 돌봤다.

그는 응급실 내 10여 명이 입원해 있는 관찰실에서 화장실 등을 별다른 제제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A씨는 "응급실 내 관찰실에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이 각 1곳씩밖에 없었다"며 "관찰실 내 환자와 보호자가 20여 명에 달해 공용처럼 사용했는데, 14번 환자는 남성이었지만 (여자 화장실도) 함께 사용했다"고 말했다.

◇ 질병관리본부, 5월 29일에야 '메르스' 의심 환자 통보

14번 환자가 입원한지 사흘째인 지난달 29일.

삼성서울병원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그가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슈퍼 보균자'인 1번(68) 환자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병원 측은 이날 밤 9시 5분쯤 즉시 14번 환자를 응급실 내 음압시설이 갖춰진 병실로 격리시켰다.

또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그와 접촉한 모든 인원을 파악했다.

그 결과 의료진과 환자 등 893명이 14번 환자에 노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 측은 곧바로 이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감염 여부를 검사했다.

검사 결과 의사 3명과 간호사 1명, 환자 7명과 그 보호자 7명 등 모두 17명이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은 "14번 환자가 처음 입원했을 당시 호흡곤란 증세가 있어서 많이 돌아다니지 않았고 CCTV 확인 결과 비교적 한자리에 있었다"며 "지난달 29일 응급실 전 지역에 대해 소속을 실시하는 등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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