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접 접촉자' 아닌데도 확진…당국조차 "이례적"

최초환자와 같은 병실 안 썼는데도 감염…화장실도 각각 써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입 8일만인 28일 국내 확진 환자가 7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6번째 환자는 당국이 분류한 '밀접 접촉자'가 아닌데도 감염돼 주목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전 "첫 번째 환자로부터 2차 감염된 2명의 환자가 추가로 확인됐다"며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에 입원중"이라고 밝혔다.

확진 판정을 받은 여섯 번째 환자는 최초 환자인 A(68)씨가 지난 15~17일 입원했던 두 번째 병원에서 같은 병동에 있던 환자 F(71)씨, 일곱 번째 환자는 의료진 G(28·여)씨다.

특히 F씨는 A씨와 같은 병실을 쓰지 않았는데도 확진 판정을 받은 첫 케이스다. 질병관리본부 양병국 본부장조차 "대단히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밝힐 정도다.

양 본부장은 "A씨는 2인실에, F씨는 10m가량 떨어진 1인실에 있었다"며 "화장실도 각각 쓰고 있어서 상당히 의외"라고 설명했다. 다만 "각종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동선 등이 겹쳤을 수 있어 세부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확진 판정이 난 환자 7명 가운데 6명은 이 병원과 관계있다. A씨로부터 전염된 6명 가운데 세번째 병원의 문진 의사인 E(50)씨를 제외한 5명이 이 병원에서 체류한 적이 있다.


지난 16일 A씨가 입원해있던 2인실 병실에는 아내 B(63)씨, 환자 C(76)씨와 딸 D(46)씨가 함께 있었는데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양 본부장은 "지난 15일부터 17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전파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시 이 병실에는 C씨의 아들이자 D씨의 동생인 H(44)씨도 함께 있었지만, 열흘 넘게 당국의 격리나 관찰에서 방치된 채 지난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H씨는 지난 22일 한 응급실을 찾았을 때 37.7℃, 또 사흘뒤 아내와 함께 다시 방문했을 때는 38.6℃의 고열을 보였다.

두 번째 방문에서 메르스 접촉 이력을 확인한 진료 의사는 중국 출장 자제를 만류했지만, 홍콩을 경유해 중국에 도착한 H씨는 현재 중국 현지 병원에 입원해 검사 및 진료중이다.

당국은 H씨가 출국시 탄 항공편의 근접 탑승객 28명 및 직장 동료 180명의 명단을 확보, 뒤늦게 접촉 여부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방역 관리체계에 치명적 허점이 노출됐다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게 됐고,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3차 감염' 우려도 한층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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