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국내 첫 '3차 감염' 여부도 주목되지만, 보건당국은 이런 가능성을 애써 외면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네번째 메르스 환자인 D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건 25일 새벽 0시쯤. 세번째 환자인 C(76)씨의 딸이어서, 만약 부친에게 옮았다면 국내 첫 3차 감염 환자가 발생한 셈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D씨 역시 최초 감염환자인 A씨(68)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D씨는 아버지를 간병하던 중 지난 1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40분까지 5시간가량 A씨와 함께 2인 병실에 있었다.
따라서 당국 추정처럼 D씨가 A씨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이후에 아버지 C씨로부터 감염됐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2~14일인 걸 감안하면, 16일 오후 3시 40분 이후부터 20일 오후까지 나흘 사이에 C씨로부터 '3차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D씨는 아버지인 C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20일 발열을 호소하면서 당국에 정밀 진단 및 격리를 요청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自家) 격리 상태에서 관찰을 받아왔다.
당시 D씨가 체온도 정상이고 호흡기 증상도 없어 격리치료 대상이 아니었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이송 격리되려면 38도 이상 고열과 함께 호흡기 증상이 있고 밀접 접촉자여야 한다"며 "D씨는 미열만 있을 뿐, 증상이 없는 사람에 해당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D씨는 25일 오후 11시 30분쯤 보건소의 방문조사에서 38.2도의 열을 보여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이송됐고, 이후 유전자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D씨는 현재 국가지정 격리병상에 입원해 치료중"이라며 "발열과 두통 외에는 특이사항이 없고 안정적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일부터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중이어서 추가 접촉자 및 격리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본인 요청에도 격리 치료에서 배제됐던 D씨가 결국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보건당국의 대처를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측은 "D씨는 당시 검사대상자 및 격리대상자가 아니었다"며 "증상이 없어 유전자 검사로도 확인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