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가 시들해지자 시중은행들의 이자이익 챙기기가 본격화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시중은행들 예·적금 금리 일제히 인하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등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최근 잇따라 인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6개월,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1%p 각각 내렸다. 6개월 만기 정기예금은 기존 1.4%에서 1.3%로 12개월 만기는 기존 1.6%에서 1.5%로 떨어졌다. 우리은행도 지난 4일 정기예금 금리를 일제히 내렸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기존 1.55%에서 1.44%로 0.11p 인하됐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24일 기존 1.7%였던 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를 1.55%로 0.15%p 떨어뜨렸다.
적금 금리는 사실상 제로금리다.정기적금은 매월 원금을 넣는 방식이다보니 정기예금과 이자계산 방법이 달라 정기적금의 기대 실수익률은 고지된 이율의 절반 가량으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1년 만기 기준 1.4%라고 하면 만기에 실제로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자율은 0.7%가량이 되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 적금 금리도 기존 1.3%에서 1.15%로 0.15%p 떨어졌다. 적금 금리가 1.15%라는 것은 실제 기대 실수익률은 0.6% 미만이다. 신한은행도 적금 금리(1년 만기)를 0.1~0.25%p 인하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 적금 금리(3년 만기)를 0.2%p 떨어졌다.
◇ 시중은행·주금공, 고정·변동 대출금리 일제히 인상
반면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가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여전히 1.75%로 변동이 없지만,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으로 채권금리 같은 시장금리가 요동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포유(FOR YOU) 장기대출’ 최저 금리는 지난달 3.15%였는데, 지난 20일 3.38%로 0.23%p 올랐다.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아파트론’ 금리 구간(혼합형 기준)도 지난달 6일 2.74~4.13%에서 이달 20일 3.22~4.81%로 한달여 만에 0.48~0.68%p 인상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도 이날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 금리를 0.20%p 일괄 인상했다. 10년 만기 조건으로 대출 받을 때 적용되는 이자율을 2.85%에서 3.05%로 조정했다.
변동금리 대출도 마찬가지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20년 만기 변동대출 상품인 ‘퍼스트홈론’ 이자율은 지난달 15일 2.74%였는데 이달 19일 2.87%로 0.13%p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 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서 은행들은 예대마진 확보차원에서 예금금리와 적금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