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메르스 환자' 확진…'가족外' 첫 감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국내 환자가 3명으로 늘어났다.


질병관리본부 양병국 본부장은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날 발열 증세를 보여 격리 치료에 들어간 76세 남성에 대해 유전자 진단 검사를 벌인 결과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국내 최초 확진 환자인 A(68)씨와 지난 15~17일 2인실 병실을 함께 사용했던 환자로, 20일 오후부터 발열 증세를 보여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서 격리 치료를 받아왔다.

앞서 A씨를 간병해왔던 아내 B(63)씨도 유전자 진단 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돼, 국내 메르스 감염 환자는 하룻만에 3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번에 확진된 환자는 '가족 외 감염'으로는 첫 사례여서, 추가 전염에 대한 우려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후 전문가들과 회의를 가진 끝에 메르스 관리 체계는 현재의 '주의'를 유지하기로 했다.

극가전염병 관리 체계는 관심과 주의, 경계와 심각 등 4개 단계로 나뉘어있다. 보건당국은 최초 확진 환자가 발생한 20일 오후까지만 해도 '관심' 단계였던 관리 체계를 '주의'로 한 단계 끌어올린 바 있다.

'경계' 단계는 해외 전염병이 국내에 유입된 뒤 다른 지역으로 전파됐을 때 내려진다. 또 전국적으로 전염병이 퍼질 경우에는 마지막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된다.

양 본부장은 "현재의 주의 단계를 유지하되, 밀접 접촉이 의심되는 가족과 의료진 64명 전원에 대해 즉각 격리하고 14일 동안 일일 모니터링 통해 추가 증상 발현 점검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바이러스인 메르스는 지금까지 23개 나라에서 1142명에게 발생해 이 가운데 41%인 465명이 숨졌지만, 아직까지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는 개발된 게 없다.

감염환자의 97.8%인 1117명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발생, 일각에서는 "풍토병 수준일 뿐 다른 지역에서는 전염성이 낮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중동에서 낙타와 접촉한 경우 외에 명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진 게 없으며, 감염되면 2~14일 안에 38℃ 이상의 발열과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이날 오전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부터 중요한 건 2차 발병사례를 줄이는 일"이라며 "환자들에게 노출됐던 다른 이들에게 최장 2주인 잠복기간 동안 증상 발현이 없는지 체크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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