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동 행복감, 네팔·남아공보다 낮아…비교 경쟁 탓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부모와 사회의 끊임없는 비교와 경쟁으로 인해, 한국 아동들이 경제적으로 뒤처진 나라의 아동들보다 행복감이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 아동이 불행한 요인으로는 시간 선택의 자유가 부족한 점과 학업성적이나 외모 비교 등으로 인한 낮은 자존감 등이 꼽혔다.

이는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18일 발표한 '아동의 행복감 국제 비교연구'의 결과로, 한국을 비롯해 독일, 노르웨이, 루마니아, 이스라엘, 터키 등 12개 국가에서 아동 4만 25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것이다.

한국 아동의 행복감은 10점 만점 중 만 8세와 10세에서는 각각 8.2점, 만 12세는 7.4점으로 조사대상 국가 중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12개국 평균은 각각 만 8세 8.9점, 만 10세 8.7점, 만 12세 8.2점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만 10세를 기준으로 보면, 루마니아(9.3점), 콜롬비아(9.2점), 노르웨이(8.9점) 등의 행복도가 높았다.


한국보다 경제발전이 뒤처진 네팔(8.6점), 에티오피아(8.6점), 남아공(8.7점) 등의 아동도 한국(8.2점)에 비해 행복도가 높았다.

또 △가족 △물질 △대인관계 △지역사회 △학교 △시간 사용 △자신에 대한 만족 등 영역별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 영역에서 한국 아동의 만족도가 다른 나라들의 평균보다 낮았다.

이 조사는 '주관적 행복감' 조사에 참여한 12개국 외에 영국, 폴란드, 에스토니아를 더한 15개국 아동 5만2천14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국아동은 물질적 수준의 경우 좋은 옷, 컴퓨터 등 9개 필요물품 중 평균 8.5개를 소유하고 있어 조사대상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지만 그에 대한 만족도는 네팔, 남아공보다도 낮았다.

특히 자신에 대한 만족과 학교 만족 영역 가운데 자신의 외모, 신체, 학업성적에 대한 만족감이 각각 7.2점, 7.4점, 7.1점으로 조사대상 국가 중 최하위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한국 사회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고 경쟁을 강요하는 부모와 사회 분위기를 문제로 꼽았다.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는 "한국 아동의 외모와 성적에 대한 만족감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은 부모와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추느라 항상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위축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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