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6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에서 중국 측에 남중국해에서의 긴장완화 조치를 촉구하면서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우려를 표명했다.
케리 장관은 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계획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왕이 외교부장을 통해 중국측에 남중국해 긴장 완화를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우리가 남중국해 지역에 현명한 외교적 수완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고 생각한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그러나 중국측은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계획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인공섬 건설은 중국이 주권을 수호하고 영토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의 결정은 바위와 같이 견고하고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케리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기 전에 일부 인사들이 조화롭지 못한 목소리를 냈다"면서 "케리 장관의 방중은 싸우거나 대항하러 온 것이 아니라 소통하고 협력하러 온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미국이 중국에 남중국해 긴장완화 조치를 촉구했지만 중국이 정중하면서도 날카롭게 거절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중국은 미국의 계획을 도발적 조치로 규정하고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현재 7개의 인공섬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한 곳에 군용기가 드나들 수 있는 규모의 활주로를 만들고 있다.
현재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을 포함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베트남 등 6개국이 맞선 상태다.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이슈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충돌함으로써 남중국해의 긴장은 당분간 높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케리 장관은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와 관련,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 야망을 버리지 않는 한 경제적,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평화적 방식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 필요성에 공감했다"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의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데 가장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양국 장관은 한반도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는 물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올해 방미 문제, 미중 전략경제대화, 양자 투자협정 협상 등 양자 현안도 논의했다.
케리 장관은 17일까지 머물면서 시 주석을 예방하고 중국 측의 외교, 국방, 안보 등 분야의 관리들과도 회동한 뒤 서울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