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소통은 사라지고 양측이 공개발언을 통해 서로에게 상처만 주고 있는 형국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3일 이른 아침, '퓨처라이프포럼'이 국회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면서 "(공무원연금개혁합의안에 대해) 국민들에게 하나마나한 맹탕 개혁이다 뭐 졸속이다 비열한 거래다 이런 말로 매도당하면서 온통 오물을 뒤집어 써야 하는지 기가 막힌 심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대통령께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고 했는데 저는 이 문제만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터질 듯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어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서는 "이제 정부도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면서 "과연 국회에서 여야간에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잘못인지 정부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또 "그리고 부탁드린다. 내용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비판하는 행위는 멈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는 요구지만 결국은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외침으로 들린다.
긴밀히 협의하고 힘을 합쳐야 할 청와대와 집권당 관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당청간에 긴밀한 논의구조는 사라지고 서로가 공개석상에서 서로를 향해 불만을 털어 놓는 꼴이다.
이런 당청 관계는 이완구 총리와 이병기 비서실장 임명 이후 당 대표와 총리, 청와대 비서실장이 참여하는 '고위당청청'이 활발하게 열리고 하위 단계로 원내대표와 국무조정실장,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참여하는 '정책조정협의회'까지 열렸던 3월의 당청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오는 17일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개최한다고는 했지만 총리의 부재와 이병기 실장이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되면서 '고위당정청'은 아예 성립조차 될 수 없는 구조가 되면서 당-청관계는 돌파구를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또 주호영 전 정책위의장과 윤상현 전 사무총장, 김재원 전 원내수석부대표를 대통령 정무특보로 임명했지만 겸직 논란 등이 겹치면서 사실상 당-청 사이의 가교역할을 하기에도 역부족이다.
이래저래 위태위태한 당청관계는 당분간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