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구단은 6일 "한화 투수 유창식, 김광수(34), 외야수 노수광(25), 오준혁(23)과 KIA 투수 임준섭(26), 박성호(29), 외야수 이종환(29)을 트레이드한다"고 발표했다.
무엇보다 유창식의 이적이 눈길을 끈다. 유창식은 2011년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대형 유망주였기 때문이다. 계약금이 무려 7억 원, 역대 2위의 몸값이었다. 제 2의 류현진(28 · LA 다저스)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5년의 기다림 속에서도 날개를 펴지 못했다. 통산 107경기 16승27패 평균자책점(ERA) 5.50에 그쳤다. 특히 지난 시즌 뒤 지휘봉을 잡은 '야신' 김성근 감독(73)의 조련 하에 잠재력이 만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해도 2패 ERA 9.16에 머물렀다.
유창식이 가세하면서 KIA는 KBO 리그 역사상 유례없이 대형 신인 출신들을 보유한 팀이 됐다. 역대 신인 몸값 1, 2위 선수가 모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투수들이다.
▲한때 호랑이 에이스로 각광받았지만…
KIA는 김진우(32)와 한기주(28)라는 당시 초대형 1순위 신인 출신 선수들이 있다. 김진우는 2002년 계약금 7억 원, 당시 역대 최고액에 입단했다. 이후 4년 뒤 KIA는 김진우를 뛰어넘어 10억 원에 한기주를 1차 지명으로 영입했다. 여기에 5년 뒤 한화 1순위 유창식이 합류한 것이다.
김진우와 한기주는 한때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개인사와 부진으로 몸값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2006년 10승4패 ERA 2.69를 거둔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가정사가 얽히면서 무단 이탈 파문까지 2007년 이후 구단으로부터 임의탈퇴까지 당했다. 3년 동안 반성의 시간을 보낸 김진우는 2011년 복귀해 2012년 10승5패 ERA 2.90으로 부활했고, 2013년에도 9승을 따냈다.
다만 무릎과 팔꿈치 부상 재활 등으로 지난해 3승4패 1세이브 1홀드 ERA 5.96으로 주춤했다. 올해는 체력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현재 2군에 머물며 복귀를 준비 중이지만 기약이 없다.
▲유창식, 개인은 물론 팀 위해서도 부활 절실
한기주 역시 데뷔 후 세 시즌은 만족할 만한 성적을 냈다. 입단 첫 해 44경기 10승11패 1세이브 8홀드 ERA 3.26을 거둔 한기주는 이듬해 마무리로 변신, 55경기 2승3패 25세이브 ERA 2.43을 찍었다. 2008년에는 46경기 3승2패 26세이브 ERA 1.71로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2009년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병역 혜택까지 받았으나 26경기 4승5패 4세이브 ERA 4.24(09년)에 머물렀다. 부상 등으로 2010년 1군 경기가 없던 한기주는 2011년 1승3패 7세이브 ERA 4.08, 2012년 1승1패 7세이브 ERA 3.20을 기록했다. 이후 2013년부터 올해까지 2군에만 머무르고 있다.
KIA 역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KIA는 트레이드 직후 "향후 좌완 선발 및 중간 계투진을 보강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유창식은 지난해 부상으로 출전 경기가 많지 않았으나 4승4패 ERA 4.14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본인의 노력이 따르지 않는다면 자칫 역대 신인 최고액을 찍은 선배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아니 그 선배들의 업적에도 못 미칠 수도 있다. 과연 유창식이 대오각성해 역대급 몸값에 걸맞는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