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보다 2살이나 어린 친구들과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A(13)군은 이맘때가 마냥 반가울 수가 없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홀어머니가 병원 치료를 받게 되면서 돌봐줄 이가 없다보니 현재는 보호기관에서 생활하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홀어머니와의 생활을 그리워 하는 것은 아니다.
A군은 12년 동안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집 밖을 나가지도, 정식 교육을 받지도 못한 채 쓰레기가 가득한 방안에서만 지냈다.
그나마 지난해 9월 이웃의 신고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감옥같은 생활에서 벗어나 현재는 뒤늦게 나마 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
이 같은 극단적인 학대 사례 이외에도 상습적인 욕설과 폭력, 누더기 옷을 입히거나 병을 방치하는 등의 학대 사례도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4일 충북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에서 접수된 아동학대 의심사례만 355건으로 1년 전보다 무려 100건이 폭증했다.
올해도 불과 1분기가 지났지만 벌써 70건에 달하고 있다.
학대는 70% 이상이 부모에 의해 이뤄졌고, 정서적 학대와 방임이 39%를 차지해 지속적인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해 단 한 건에 불과했던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올들어서만 벌써 3건이나 접수됐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만 하루 한 건이 넘어 신고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당수의 아이들이 지옥같은 아동학대의 그늘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이웃의 신고 전화 한 통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