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렁이는 경기지표… 그럼에도 낙관론
최근 월별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경기지표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출렁이고 있다. 1월에 생산, 소비, 투자가 꺼졌다가 2월에 일제히 반등하고, 이것이 다시 3월에 내리막을 타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탄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수장들은 2분기에는 경기 회복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28일 "우리 경제에 미약하지만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2분기의 경기 흐름이 앞으로 회복세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오는 2분기에는 4분기 연속으로 이어진 0%대 저성장을 끊고 경제가 1%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과 증시 등 자산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고 저유가 효과가 2분기부터는 본격화 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2분기는 세월호 사고 이후 경기가 급락했기 때문에, 기저효과 때문에라도 올 2월 지표는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내수를 좌우하는 소비와 투자는 좀처럼 회복세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자금을 풀고, 금리까지 낮췄지만 민간소비는 지난 1분기에 전기대비 0.1% 증가에 그쳤고, 설비투자는 외려 0.4% 감소했다.
수출규모 자체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올 들어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은 1월 -1.0%를 시작으로 2월 -3.3%, 3월 -4.3%, 4월 -8.1% 등으로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여기에 엔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수출 전망을 더욱 어둡게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경기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것이 상당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전기대비 1%대 성장을 한다는 것은 연율로는 4% 성장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2분기 초입인 지금까지도 작년 이상의 경기 활성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하방으로 떨어지는 추세여서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상황이 희망적이지 않더라도 정확하게 보고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의 낙관론을 경계했다.
◇ 경기회복 체감 못하고 숫자만 좋아질 수도
물론 숫자상으로는 지표가 나아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2분기에 세월호 사고가 터진 이후 경기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1년 전 2분기 수치가 워낙 나빠서, 올 2분기에는 조금만 나아져도 수치는 크게 오르는 기저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대해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는 "기저효과는 착시에 불과하다"며 "숫자상의 지표보다는 고용이 살아나고, 특히 청년 실업문제 등이 해결되는 등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가 살아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