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저히 차이 나는 임금으로 졸업생들이 서울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인데 지역 의료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남대학교 간호학과는 최근 졸업생 35명을 배출했다.
졸업생들은 간호사 국가고시를 100% 합격하고 전원 취업에 성공하는 경사를 맞았다.
눈여겨볼 것은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진로를 정했다는 점이다.
졸업생 35명 가운데 18명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수도권 병원으로 취업했다.
충남대병원 등 지역 병원에 취업한 졸업생은 12명에 불과했다.
다른 대학 간호학과도 사정은 비슷하다.
배재대 간호학과 졸업생 16명 중 일부도 고려대 안암병원 등 서울로 진로를 결정했다.
간호학과 졸업생들이 서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임금 차이 때문이다.
대전간호사협회에 따르면 급여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병원 등 수도권의 상급병원과 급여가 비교적 낮은 지역 중소병원과 연봉 차이는 약 2000여만 원.
월 100만 원 이상이 차이 나는 셈인데 수도권과 지역의 상급병원끼리 비교 분석을 해봐도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는 게 간호사회의 설명이다.
그만큼 대전 간호사들의 임금 수준이 열악하다는 뜻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간호사는 “같은 근로조건이라면 돈을 많이 주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며 “간호사임을 떠나 구직자 입장에서 봤을 때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KTX 등으로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굳이 지역에 머물지 않아도 이동에 큰 불편함이 없다는 점도 서울을 선호하게 된 또 다른 이유로 분석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병원들은 인력난을 호소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역의 한 요양병원은 채용된 뒤 퇴직을 반복하는 간호사들 때문에 벌써 6개월째 간호사 채용공고를 내고 있고 또 다른 중소병원도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대전간호사회 관계자는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지역 의료계의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수도권 쏠림 현상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